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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비전] '욕구'에 관한 질문과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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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구' 관한 송 팀장님 질문과 답



경기도 어느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일하는 송 팀장님께서

<사례관리 사회사업론>을 읽고 질문하셨습니다.

질문에 답하며 공부합니다. 질문해주어 고맙습니다.

송 팀장님 질문에 생각이 나아간 데까지 글로 정리해 나눕니다.




[질문]


<사례관리 사회사업론> 159쪽 '욕구'

욕구란, 당사자의 ①표현하는 욕구와 ②느끼는 욕구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표현하는 욕구'는 당사자가 직접 요청하는, 그리고 요구하는 욕구로 이해가 됩니다.

그렇기에 당사자의 '표현하는 욕구'를 그대로 '합의된 욕구'로 기록하면 안 된다고 하셨죠.

(여기까지는 이해하는데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리고_ '느끼는 욕구'도 살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교육을 들을 당시에 '느끼는 욕구'는 당사자의 '잠재적 욕구'로 이해할 수 있겠구나_ 생각했습니다.

허나, '느끼는 욕구'에서 많은 생각이 듭니다.

'당사자의 느끼는 욕구'는 어쩌면 사례관리자의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우려되었습니다.

'느끼는 욕구'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좋겠습니다.


한 책에서는 '클라이언트의 '문제(problem)'와 '요구(demand)' 혹은 '원하는가(wants)'와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혹시, 느끼는 욕구가 'want'로 당사자가 직접표현/요구하지 않았으나

궁극적으로 당사자가 원하는 것 혹은 필요한 것으로 이해해도 될까요?





[답] 


1.

어느 어르신께서 사회복지사에게 “도시락을 지원받고 싶습니다.” 했습니다.

이를 ‘표현하는 욕구expressed need’라고 합니다.

사회복지사를 조금 더 질문하였습니다.

그동안 식생활을 스스로 잘 이루어오셨는데 갑자기 도시락 서비스를 요청하시니,

분명 다른 뜻이 있을 거라 생각한 겁니다.


조금 더 이어진 대화 끝에 어르신은 외로워서 도시락 서비스를 요청하였단 걸 알았습니다.

도시락 서비스를 받기 시작하면 적어도 한 주에 몇 번은 도시락을 주러 사람이 찾아올 테니,

그래서 도시락을 말씀하셨던 겁니다.


이때 어르신의 외로움이 ‘느끼는 욕구felt need’입니다.


어르신의 ‘느끼는 욕구’는 사회복지사의 짐작에 의해, 사회복지사에 의해서만 사정할 수 없습니다.

당사자와 이어지는 대화 속에서 말씀하신 요구(욕구)의 맥락을 이해하여 알게 되고,

나아가 이를 재차 묻고 경청하는 가운데 확인이 이뤄집니다.

이런 과정으로 '욕구 사정'을 진행하니 당사자의 욕구를 왜곡할 위험이 거의 없을 겁니다.



2.

'클라이언트의 '문제(problem)'와 '요구(demand)' 혹은 '원하는가(wants)'와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구분은 잘 모르겠습니다.

욕구와 요구, 요구하는 것과 원하는 것, want와 demand. 이 단어들의 의미를 명확하게 말하기 어렵습니다.

저도 한계가 있는 사람입니다. 이 질문에 아는 만큼, 이해한 만큼 답해보겠습니다.


철수 씨는 둘레 사람과 교류 없이 스스로 고립하여 사는 청년입니다.

다른 사람과 어울려보자 제안해도 혼자가 편안하다고 합니다.

홀로 지낸지 오래되어 외로움조차 느끼지 못한다고 합니다.

철수 씨의 혼자 지내는 상황, 우리는 이를 ‘문제’로 보았습니다. 당사자는 아니라고 할지라도.


이때 당사자와 사회복지사의 상황 인식이 달라집니다.

이럴 때 당사자 뜻을 좇아 “그래요, 혼자 있으세요.” 하는 것도 극단적이고,

“사람은 사람과 어울려야 제대로 사는 겁니다.” 하고 억지로 끌고 나오게 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사회사업은 문제의 원인이 관계에서 빚어졌다 보고, 문제의 해결도 관계에서 찾는 ‘관계주선사’입니다.

따라서 당사자의 뜻을 존중하면서도 조심스레 관계를 다시 만들어 나가기를 권합니다.

단지, 당사자에게는 문을 열고 한 발 나올 때가 있다고 생각하며 이를 살피며 기다립니다.

사회사업에서는 ‘기다림’도 실천이요 과정입니다.


사회사업 과정은 당사자와 사회사업가가 함께 진행합니다.

따라서 각각의 문제 인식과 욕구와 요구가 다른 게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작은 일도 당사자에게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여 ‘당사자의 일’이게 합니다.

이때, 사회복지사에게도 당사자를 잘 돕고 싶은 욕구가 있고,

사회복지사이기에 그 일의 원인을 관계로 보았으니 ‘둘레 사람과 관계’를 제안한 겁니다.


'혼자 있고 싶다'는 '요구want'로,

더 이어진 대화 끝에 알게 된 진짜 마음 '사실, 관계 경험이 없거나, 이전 관계에서 상처받았어요.'

이는 '욕구need'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3.

‘요구’와 ‘원하는 것’의 구분이 모호합니다. '요구 '는 한자이고 이를 풀면 '원하는 것을 달라고 함'입니다.

want와 demand는 영어라서, 그 단어가 사회문화적으로 어떻게 쓰이는지 잘 모르니

사전적 의미로만 명확한 차이를 구분 지어 설명하기에는 제 한계가 있습니다.


대략, 이렇게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욕구(need)는 당사자의 삶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

욕망(want)은 기본 삶과는 관련이 없을 수도 있으나 지금 당장 원하는 것.

요구(demand)는 욕구(need) 충족을 위해 당자가 원하는 것.


중요한 건, 사회복지사 또한 당사자를 향한 욕구, 욕망, 요구가 있다는 겁니다.

당사자의 욕구-욕망-요구를 정리하는 게 ‘욕구 사정’.

이렇게 사정한 당사자 욕구와 우리 욕구를 합하는 게 ‘욕구 합의’.

욕구 합의는, 당사자의 욕구(+욕망+요구)를 존중하면서도

우리 욕구를 제안하여 서로 합의해 나아가는 과정입니다.

욕구 합의 뒤에 이를 바탕으로 진행 계획을 세웁니다.



4.

푸른복지사무소 양원석 선생님은 want를 욕구로, need를 필요로 설명합니다.

양원석 선생님 비유에 따르면, 목이 마른 상황은 need입니다.

그래서 물을 달라 할 수도 있고, 슈퍼마켓에 데려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want입니다.


① 욕구와 필요
욕구Wants는 필요를 충족하고자 하는 보다 말단(방법)을 의미하는 상대적 개념입니다.

필요Needs는 욕구를 통해 충족하고자 하는 보다 근원을 의미하는 상대적 개념입니다.

욕구는 필요를 충족시키는 방법 수단이며, 필요는 방법과 수단으로 충족시키려는 근원입니다.

‘물을 달라’고 한다면 이는 ‘욕구’이고, 물로 충족하려는 것이 ‘갈증해소’라면 이는 필요입니다.

갈증해소라는 근원을 충족하는 방법 수단은 물외에도 다양합니다. 이것이 욕구와 필요의 차이입니다.

사회사업은 당사자체계가 표현하는 욕구에서 출발하되, 이로써 충족하려는 보다 근원이 되는 필요를 살핍니다.

이후 계획안을 세울 때는 필요를 충족할 수 있는 다른 욕구언급하지 않은 수단, 방법까지 살핍니다.

사회사업가는 당사자체계가 언급한 욕구뿐 아니라 미처 언급하지 않은 욕구까지 대안으로 고려하도록 돕습니다.

이로써 당사자체계가 실현 가능한 대안을 선택하도록 돕습니다.

<사례관리> (양원석)


양원석 선생님 해석대로면, 필요(Needs)는 당사자가 직면한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욕구(Wants)는 당사자가 필요(Need)를 충족하기 위해 선택하는 구체적인 방식입니다.

평소 우리는 ‘need’를 ‘욕구’로 해석하여 말해왔기에, 개념이 조금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욕구’를 ‘position’, ‘요구’를 ‘interest’로 설명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때 당사자의 느끼는 욕구를 숨은 욕구 Hidden Interest라 하기도 합니다.

와우~ 영어가 들어오니, 점점 더 어렵습니다. 혼미합니다.



5.

그래서 저는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당사자는 목이 마릅니다. 사회복지사에게 슈퍼마켓에 데려달라고 부탁합니다.

사회복지사는 당사자가 슈퍼마켓에 데려달라고 부탁한 것만으로는 정확하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조금 더 대화를 해보니 목이 말라 물을 사기 위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정리하면, 당사자가 표현한 욕구expressed need는 ‘슈퍼마켓’입니다.

당사자의 느끼는 욕구felt need는 ‘목마름’이었습니다.


당사자를 잘 도우려면 이 두 욕구를 파악합니다.

지금 당장 말한 '표현한 욕구'를 존중하면서도,

당사자의 느끼는 욕구를 파악하기 위해 당사자에게 묻고 기다립니다.

이야기를 이어가며 맥락을 살펴본 뒤 두 욕구를 이해하고 정리합니다.

이것이 '욕구 사정'입니다. 


목마름 때문에 슈퍼마켓을 말하였다면,

목마름을 위해 슈퍼마켓까지 가지 않고 당장 거들 수 있는 다른 방법도 있을 겁니다.

“도시락 좀 보내주세요.” 하였다고 도시락만 지원한다면,

당사자를 잘 도왔다고 할 수 없을지 모릅니다.

정작 당사자가 느끼는 건 외로움이었다면, 근본적 원인을 거들기에 한계가 있는 지원일지 모릅니다.


따라서 당사자의 욕구를 사정하려면

'느끼는 욕구'와 '표현하는 욕구', 두 욕구를 파악하여 정리합니다.

* 당사자의 표현하는 욕구 파악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당사자와 신뢰 관계가 있을 때만 알 수 있는 것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사회사업에서는 그 일의 '맥락'이 중요합니다.


6.

그렇다면 want가 Expressed need로, need를 Felt Need로 보면 될지...?

그 미세한 차이는 잘 모르겠습니다.


Felt Need와 Expressed need는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목이 마르기 Felt '에 '물을 달라 Expressed'고 했습니다.


반면, want와 need는 서로 긴밀한 연관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want는 당장의 필요를, need는 근본적 욕구를 뜻합니다.



7.

이런 당사자의 두 욕구를 파악하여 잘 정리합니다.

'느끼는 욕구'와 '표현하는 욕구', 두 욕구 정리가 '욕구 사정assessment'입니다.


이런 당사자의 욕구는 존중합니다.

그러나 사회복지사에게도 욕구가 있습니다.

당사자를 잘 돕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사회복지사의 욕구도 당사자에게 제안합니다.

당사자에게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여, 당사자의 느끼고 표현하게 합니다.

이것이 '욕구 합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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