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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돌봄청년 사례>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 살아가는 두 남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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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내용은 실제의 사례를 일부 각색한 이야기입니다)

 

동주민센터에서 가족돌봄청년을 만나기란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먼저대부분 청년들은 주민센터를 부러 찾아오지 않는다. 아마 본인이 돌봐야 할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일을 할 수도 있을 것이고, 학업중이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공공기관의 업무 가능 시간인09:00 ~ 18:00 사이에 시간을 내서 주민센터로 내방할 수 있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설령 가족돌봄청년들이 관공서의 업무 시간중에 자신의 시간을 쪼개서 그곳을 방문 할 수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와서 누구를 만나야 할지어떤 말로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에 대해 막막한 감정을 느끼는 경우가 대다수라 대상자 본인이 공공기관의 문을 두드리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것 같다.





OO(30대 중반)와 남동생 ▲▲씨의 사례도 그러했다. 두 사람은 오랜 시간 지역사회에서 조용히 살아가고 있었고, 주변의 도움을 요청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각자의 어려움을 감내하고 있었다. OO씨는 우울증과 경계성 지적장애를 앓고 있었으며, 남동생 ▲▲씨는 조현병 진단을 받은 상태였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의 보살핌을 받으며 지내왔지만, 최근 아버지가 뇌출혈로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두 남매는 단둘이 남겨졌다OO씨는 남동생보다 상대적으로 일상생활이 가능했기에 자연스럽게 가족 내 돌봄 제공자가 되었다. 매일 아침 동생의 약을 챙기고, 식사를 준비하며, 병원에 동행하고, 각종 서류를 작성하는 일이 그의 몫이었다. 하루 종일 동생을 돌보다 보니 자신의 삶을 돌볼 여유가 없었고, 늘 피로에 지친 상태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남매의 어려운 사정을 알게 된 정신건강의학과 주치의가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도움을 요청했고,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동주민센터로 사례가 연계되어졌다. 초기 상담 결과, 경제적 어려움과 돌봄 부담, 주거 환경 문제 등 복합적인 위기 상황이 확인되었다. 이에 두 남매는 사례관리 대상자로 선정되었다. 처음 만났을 때, 두 남매는 외부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해 큰 경계심을 보였다. 하지만 정신건강복지센터의 담당자와 주민센터의 담당자들의 노력 덕분에 서서히 신뢰가 쌓여갔고 점차 마음의 문을 열게 되었다.

 

이들에게 제일 시급한 문제는 경제적인 문제였다. 근로를 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최소한의 생활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맞춤형 급여를 신청 및 긴급복지지원을 통해 긴급복지생계지원을 받은 후 조사가 끝난 다음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어 최소한의 생활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 외에도 두 남매 모두 정신과 진료와 심리검사를 꾸준히 받을 수 있도록 검사비 등을 사례 사업비로 지원해 주었다. 일생생활 부문에서 영양상태가 불균형 한 것을 확인하여 돌봄SOS 도시락 지원을 하였으며 전등 교체 및 정리정돈 등 일부 개선이 필요한 주거환경에 대해서도 주거편의 서비스를 통해 지원을 하였다. 생활이 안정되고 나서는 정신장애인 이용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다른 복지시설로 서비스 연계를 의뢰하여 그곳에서 공동체 활동과 자립 역량 강화를 위한 기회를 얻었다.

 

지속적인 지원 덕분에 두 남매는 경제적, 심리적으로 점차 안정되었다. OO씨는 맞춤형 급여로 생활비를 확보하게 되었고, 개선된 주거 환경 속에서 보다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씨는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기 시작했고, 타인과 관계를 맺는 데에 조금씩 자신감을 얻었다.

 

이 사례는 가족 내에서 서로 돌봄이 필요한 청년들이 외부 도움 없이 버티며 살아가는 현실을 잘 보여준다. 특히 형제 간 돌봄 관계는 외부와의 단절, 경제적 어려움, 심리적 고립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에 발견 자체가 어렵고 지원도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가 도울 때는 단순한 서비스 제공이 아니라, 신뢰를 쌓아가며 정서적 지지를 함께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또한, 이런 가족은 경제·주거·건강 등 여러 분야의 지원이 동시에 필요하므로 주민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등 여러 기관이 협력하여 종합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형제 간 돌봄을 결핍이나 문제로만 보지 않고, 서로를 지탱하는 긍정적 가족 자원으로 존중하면서 그들의 자립과 사회적 관계 형성을 지원하는 것이 장기적인 회복과 자립에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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