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적경제 탐구와 생활 By 김춘광
- 2025-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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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가 종사하는 그 분야가 우리 사회에 왜 존재하는거죠?”
이런 질문 받아 보신적 있나요?
“왜 존재하냐?”는 이 질문은 존재의 이유를 묻는 질문일 것입니다.
존재의 이유는 일하는 이유이고, 내가 거기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불현듯 사회복지와 사회적경제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 라는 생각이 들던 어느날 다음과 같은 짧은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최근에 제가 본 어느 짧은 영상의 내용으로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 어느 강의실에서 --------------
어느 강의실...
강의의 시작을 기다리는 학생들 앞으로 근엄한 표정을 한 교수가 입장합니다.
교수는 말없이 학생들을 둘러 봅니다.
그러고는 다짜고짜 한 학생들 지목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거기 왼쪽에서 세 번째 줄, 두 번째 앉아 있는 학생!”
깜짝 놀란 학생이 대답합니다.
“네~? 저요?”
약간은 화난 듯한 표정으로 교수가 말합니다.
“그래 자네, 방금 저요? 라고 한 자네 말야”
약간은 풀이 죽은 듯한 느낌으로 학생이 답합니다. 다른 학생들은 교수가 왜 그러는지 몰라서 어리둥절합니다.
“네”
위압적인 느낌으로 교수가 묻고 학생이 계속해서 대답을 합니다.
“자네 이름이 뭔가?”
“제 이름이요? K입니다.”
이제 교수가 갑작스럽고도 단호한 목소리로 이상한 지시를 학생에게 합니다.
“그래, 자네가 K 군. 자. K군, 자네는 지금 당장 이 강의실을 나가게,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마, 내가 이 강의실에서 수업을 하는 동안 자네를 다시는 보고싶지 않네!”
당연히 K는 귓불이 빨개질 정도로 당황했습니다. 강의실 내 다른 학생들도 마찬가지였겠죠.
그러나 강의실에는 적막이 흘렀습니다. 그 때 교수가 다시 한 번 단호한 목소리로 학생에게 지시합니다.
“K군, 지금 당장 짐을 가지고 이 강의실을 나가게, 그리고 다시는 강의실에 돌아오지 말고, 앞으로 내 눈에도 띄지 말게”
이유는 알 수 없지만, K는 곧 울음을 터뜨릴 듯한 표정으로 천천히 자신의 짐을 챙겨서 강의실을 나갑니다. 남아 있는 학생들은 말이 없었고, 누구도 교수를 말리거나, K를 붙잡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학생이 나가고, 사건이 일단락 되는 듯 했습니다.
K가 나간 후, 얼마간의 침묵이 흘렀습니다.
조용해진 강의실에서 교수가 적막을 깨고 이내 학생들을 향해 입을 열었습니다.
“방금 벌어진 일에 대해서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했나요? 내가 K에게 한 말과 행동은 합당하고, 공정한 일이었나요?”
누군가 조심스럽게 아주 작은 목소리로 답했습니다.
“부당했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는 희미하게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부당했죠? 맞아요. 부당한 말과 행동을 내가 했어요.”
“그런데 왜 아무도 그 상황에서 나에게 이건 부당하다는 말 한 마디를 하지 않았죠?”
“여러분은 모두 그 상황 속에 있었고, 모두 그 상황을 함께 경험했습니다. K가 당하는 부당한 상황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습니다. 그런데도 아무 말도,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죠. 왜죠?”
다시 강의실에 침묵이 흘렀습니다.....
교수는 이야기를 이어 갑니다.
“여러분은 부당한 상황을 경험했지만, 누구도 내가 직접적인 피해를 보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은 내가 당사자가 아니고, 부당함의 피해가 나에게 직접적으로 오지 않았기 때문에 모두 상황을 방관하고 있었고, 피해자가 당한 부당함을 해결하려고 하지 않은 겁니다.”
“하지만 지금 이순간 나에게 직접 오지 않은 이 부당함이 앞으로도 계속 나에게 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나요?”
“우리는 살면서 수없이 많은 불편과 부당을 경험합니다. 그러나 그 때마다 그것이 나에게 직접 피해를 주지만 않는다면, 침묵하고, 방관하고, 회피하는 결정을 쉽게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내가 침묵하고, 방관하고, 회피한 바로 그것 때문에 언젠가 나도 바로 그 상황의 당사자가 될 수 있고,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이죠.”
“그때는 내가 그랬던 것처럼, 내 주변의 모두가 다 침묵하고, 방관하고, 회피할 것입니다.”
이제야 앞의 상황을 만들었던 교수의 의도를 학생들이 조금씩 깨닫기 시작합니다.
학생들의 깨달음에 도움을 주고자, 교수는 이야기를 이어 갑니다.
“그래서 우리는 말해야 합니다.”, “이건 부당하다. 이건 공정하지 않다.”
“이렇게 말을 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말하지 않는 것은 동조하는 것이고, 말을 하면서 모든 문제의 해결이 시작됩니다. 한 사람이 말해서 안되면, 두 사람, 세 사람이 함께 말해야 합니다.”
학생들은 조용히 생각에 잠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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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길어지니 사례는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이 사례에는 많은 논의 주제가 담겨 있습니다만, 오늘의 주제와 연관된 딱 한 가지만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먼저, 최초 질문을 기억하시나요?
사회복지와 사회적경제는 왜 존재하고, 무엇을 하는것인가? 라는 질문 말이죠.
사회복지와 사회적경제는 ‘사회문제’를 주로 다룹니다.
사회복지는 사회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고, 사회적경제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들을 비즈니스 방식으로 해결해서 그들의 문제 해결과 수익을 동시에 얻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이타적’이라는 것입니다.
앞의 강의실에서는 동료가 처한 부당한 상황에 대해서 아무도 말하지 않았지만, 사회에는 타인의 부당하거나 곤란한 상황을 외면하지 않는 이들이 있는데, 그들이 바로 사회복지와 사회적경제 종사자들인 겁니다.
그들은 곤란한 상황에 처한 타인을 직접 돕거나, 그들이 처한 문제를 비즈니스 방식으로 해결해 내려는 사람들입니다. 앞서 강의실 교수는 부당함을 부당하다고 말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들은 타인의 어려움에 대해서 직접 행동하는 이들이니, 말하는 것을 뛰어 넘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살다보면 누군가는 크고 작은 부당함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것은 사회 구조의 문제일수도 있고, 누군가 권력과 권한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많은 경우에 그러한 상황을 목격하고도 강의실 학생들처럼 나와 직접 연관된 문제가 아니라는 이유로 침묵하거나, 외면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에서 교수는 이럴 때, “이것은 부당하다.”고 말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한 사람이 안되면, 두 명, 세 명이 목소리를 내서 그것이 부당한 일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게 해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사회복지와 사회적경제는 문제해결을 위해 여러사람이 힘을 합쳐, ‘말’을 뛰어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영역이라는 점에서 이 사회에 꼭 필요한 분야가 아닐까 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문제를 알고, 그것이 문제라는 사실에 공감하고, 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하게 합니다.
그것이 그들이 존재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아닐까요?
p.s. 강의실을 나간 K는 사실 강의를 돕기 위해 몰래 강의실에 들어왔던 교수의 조교였다는 후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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