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리상담 By 윤호순(2019) By 윤호순
- 2017-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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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가해자와 피해자 사진유포로 청소년폭력사건을 많은 사람들이 보고있다.
또한 청소년폭력사건의 경위와 처리과정들이 상세하게 알려지고,
그에 따른 반응들도 실시간으로 보게 된다.
상담사는 폭력 청소년을 만나는 일이 아주 많다.
가볍게는 학교에서의 벌점누적으로 만나기도 하고,
학교폭력으로 가해자 혹은 피해자로 만나기도 한다.
절도, 강도, 폭행 등으로 보호관찰소에서도 만나고,
교정시설 대집단(40-60명) 교육을 하면서도 만난다.
청소년마다 다르지만, 공통적인 행동패턴이 있다.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이론들, 그리고 상담에 임했던 당시 입장을 공유하고자 한다.
심리학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프로이드의 욕동이론에 따르면,
사람의 충동이나 본능적 긴장을 일으키는 흥분 상태는 경험적 요인이나
환경적 요인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하였다.
그 중 파괴적이 되는 공격적 욕동은 성장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그 긴장을 방출하게 된다고 하였다.
프로이드의 영향을 받은 정신분석학자 멜라니클라인의 이론에 의하면,
정신의 발달과정은 생명본능과 죽음본능 사이의 갈등을 극복해 가는 과정이며,
죽음본능은 박해공포를 일으키며, 생명본능이 파괴적 욕동을 점차로 극복해 가는 과정으로 보았다.
또한 자아의 성장과 발달은 생명본능의 작용에 달려있다고 했다.
사회복지의 주요한 관점인, 환경속의 인간, 상호작용, 상호교류 등 생태체계이론으로 살펴보면,
한 개인의 문제와 증상은 개인, 주변, 조직, 집단, 지역사회, 문화 등이 포함된 다양한 형태의 상호작용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구조를 미시체계, 중간체계, 외체계, 거시체계 등으로 정의하였다.
상담테이블에서 만나는 폭력청소년 대부분은 만남도 비자발적일 뿐만 아니라
그들이 직접 상담료를 지급하지도 않는다.
강한 거부와 의심, 거짓과 조작이 없을 수 없으며, 억울함을 포함하여 강한 주장과 불만, 불평과 불안 등을 표현한다.
그들의 표현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얼마 받아요?”
“선생님이 받는 상담료는 우리 엄마가 낸 세금이잖아요.”
“아무 말 안 해도 되죠?”
“저 졸려요. 자고 싶어요.”
“적당히 시간만 때워도 되잖아요?”
“우리 같은 애들이 있으니까 돈 버는 거잖아요.”
그 외, 차마 글로 옮길 수 없는 욕설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듣기에는 거북할 수 있는 이러한 말들 중 틀린 말은 하나도 없다.
그들은 우리를 화나거나 놀리기 위해, 혹은 억지를 쓰기위해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곤란한 질문이나 반응이 있을 때, 초심자들은 매우 당황하거나 감정에 상처를 입기도 한다.
실제 초심자 시기에 상담을 하면서, 그들의 이러한 표현 앞에서 안타깝고, 안쓰럽고, 어찌할 바를 몰라 눈물 흘리며 운적도 있다.
(학생들은 이렇게 우는 상담사를 보고, 자신들을 상담하기에는 나약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를 대든다거나 건방지다고 하거나 불쾌하게 받아들인다면, 상담이나 면담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불꽃 튀는 감정의 격돌이 어느 정도 지나면, 청소년들은 질문하기 시작한다.
이 질문 속에는 상담사의 능력이나 자질에 대한 내용도 포함된다.
형식적인 질문도 있고, 궁금한 내용을 묻기도 하고, 자기감정을 나타내기도 한다.
“나만 왜 벌점을 받아야 하나요?”
“내가 왜 가해자 인가요?”
“000, 000, 000 는 벌도 안 받잖아요.”
“엄마, 아빠, 담임은 그렇게 말 안했어요.”
상담사가 알지 못하는 것도 있고, 말하기 곤란한 것도 있다.
치료적동맹이 난파되는 위기단계가 이때이다.
청소년은 상담자의 반응을 통해 자신에게 얼마나 진솔한지,
얼마나 정직한 상담사인지를 본능적으로 알아보게 된다.
상담테이블에 온 대개의 청소년은 자신의 문제를 어느 정도 알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문제를 쉽게 내 놓지는 못한다.
문제를 내 놓아도 안전할지, 문제가 더 커지지 않을지,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한
성공적인 해결을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문제에 직면해 볼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즉 그 문제가 더 큰 자신의 문제로 의식되지 못한 체, 습관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체화되어 버린다.
“어떻게 하면 되나요?”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엄마한테는 어떻게 말하면 될까요?”
“내가 잘 할 수 있을까요?”
“해결이 될까요?”
청소년이 갖는 각종 걱정거리들은 성적이나 진로문제뿐만이 아니다.
친구와의 갈등, 이성친구 문제, 우울이나 불안 문제,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중독문제, 자신감, 표현력, 자존감, 대인관계 등등.
폭력은 그 중의 하나이기도 하고, 모든 문제의 원인이기도 하다.
긴장을 방출할 수 있게 하고,
생명본능이 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외체계로서의 주변인으로 어떻게 만날 것인가? 어떤 것을 제공할 것인가?
상담사가 고민해야하는 부분이다.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기도 하고, 충분한 표현기회를 제공하기도 하고,
청소년이 많은 질문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 주어야 한다.
어떤 말을 하더라도 진심으로 들어줄 수 있는 상담사.
어떤 요구를 하더라도 진솔하게 대응해 줄 수 있는 상담사.
어떤 질문을 하더라도 솔직하게 반응 할 수 있는 상담사.
상담사로서 진짜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하고, 정당하게 행동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은 강하게 반응하는 청소년에게는 특히 중요하다.
그들은 자신들이 투사한 공격적 반응에 정직하게 반응하는 상담사의 진정성 앞에 안전하게 자신들의 긴장을 내어 놓을 수 있게 되며,
거울에 비친 모습처럼 다가온 건강한 상담사를 내사하여 자신의 의식 저편에서 일어나는 박해공포를 다룰 수 있게 된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우호적인 상호작용을 경험한 청소년들은 다시금 안전한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것 같다.
청소년은 성장 중에 있다.
그 어떤 이유로도 성장 중에 있는 청소년이 외면당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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