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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관리] 사례회의 2 - ‘사례관리 대상자 선정표’를 요구받을 때

‘사례관리 대상자 선정표’를 요구받을 때


상위 기관에서 사례관리 대상자를 선정할 때 그 근거로 ‘선정표’ 등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점수를 매기고 몇 점 이상이면 집중 대상자, 그 이하면 단순 대상자 따위로 분류하는 점수표.

몇몇 서식을 살펴보니 대체로 사회복지사의 점수가 높게 책정되어 있습니다.

사회복지사의 주관적 판단에 따른 점수가 당사자를 집중 대상자나 단순 대상자로 분류, 혹은 탈락하게 합니다.

가족이 있으면 점수가 낮습니다. 친구나 이웃 같은 사회적 관계가 있어도 점수가 낮습니다.

그렇다면 당사자는 복지관에서 도움을 받으려고 ‘어렵다’, ‘힘들다’ 하며

선정 기준에 맞춰 스스로 무능하게 보이려 할 겁니다.

중요한 관계를 감추고 숨길지 모릅니다.

당사자가 처한 상황과 일의 사안에 따라 도움 계획이 다양할 텐데,

이런 표로는 담아내기 어렵습니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이가 오히려 탈락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회복지사의 주관적 판단 점수를 높게 줬다고 합니다.

그럴 바에는 아예 처음부터 이런 표 없이 초기면접한 사회복지사 이야기를 잘 들어보고

이에 관해 여러 사회복지사가 회의하면 간단합니다.

사람을 서류에 맞추는 모습 같습니다. 점수로 사람을 등급 매기는 것도 불편합니다.

판정지, 사정도구틀, 선정기준표를 사용하지 않아도 당사자와 의논합니다.

이야기 형식으로 기록한 내용만 있으면 이것으로 사례관리 대상선정을 논의하여 결정할 수 있습니다.


아래 두 사례관리 대상자 선정표가 현장에서 여전히 쓰입니다.

이런 표는 당사자 스스로 강점이 아닌 문제를 드러내고,

그 문제 또한 심각하게 표현하게 할 수 있어 조심스럽습니다.



(1) OO재단에서 사용하는 선정표


(2) 복지관 근무시절 사용한 선정표

지난날 이런 표로 사람을 대한 게 부끄럽습니다. 그때는 의식이 없었습니다.

사과할 일이 있으면 그리하겠습니다. 어쩌면 지금도 깨닫지 못해 나중에 후회할 일 있을지 모릅니다.

그렇게 성장해 가나 봅니다. 하지만 지금 아는 수준에서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일하겠습니다.


이런 표에서는 당사자가 도움받길 원하는 문제나 욕구와 상관없이

그의 객관적인 여러 상황이 사례관리 대상자 선정에 영향을 줍니다.

주거 형태나 특정 가구 소유 여부나 건강 상황과 같은 정보, 심리 정서적 상황이 지원 여부를 결정합니다.

그렇다면 당사자는 스스로 더욱 문제가 많고 자신이 처한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말할 겁니다.

이런 표를 사용하는 사회복지사 역시 당사자를 도우려면 당사자가 문제가 많고

여러 상황이 심각하고 비참하다는 쪽으로, 점수가 높게 나오는 방향으로 빈칸을 채워나가야 합니다.

‘대상자 선정표’는 쓰기 나름인데 이를 객관적 지표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여러 이유로 이런 표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도 생각합니다.

먼저 당사자를 초기면접한 뒤 팀 동료들과 상의하여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일인지,

어떻게 도우면 좋을지 등을 나눕니다. 그렇게 결정한 이후에 이런 서식에 그 내용을 적절히 끼워 맞춥니다.

이런 표가 필요한 경우가 있고 이로써 잘 도울 수 있습니다.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며 좇는 이상이 다르니 나름대로 궁리하여 적용하면 됩니다.

사례관리 서식은 마치 촘촘한 그물 같습니다. 여기에 걸려들면 강점은 없고 문제만 많은 사람으로 보이기 쉽습니다.

평범한 사람으로 빠져나갈 수 없습니다.

사람을 조각내고 각 조각을 분석하는 틀이 조심스럽습니다.

당사자를 나와 같은 인격적 존재로 보기 어렵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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