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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관리] 종료, 당사자와 공식적인 관계를 매듭짓는 일

사례관리 종료


‘사례종료’는 당사자와 공식적인 관계를 매듭짓는 일입니다.

사례관리로 도와 뜻을 이루었을 때, 당사자의 사정이나 이런저런 이유로 사례관리 종료할 때를 생각합니다.

사례관리 과정 기록, 당사자와 주고받은 편지, 문자 메시지, 함께 쓴 일기장…

이런 것들을 모아 정리한 사례관리철을 다듬고 제본합니다.

두 권 만듭니다. 한 권은 복지관에 보관하고 다른 한 권은 당사자에게 전합니다.

찻집처럼 조용한 곳에서 만나 제본한 사례관리철을 함께 보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당신이 주체가 되어 여러 자원을 잘 활용하여 이룬 이야기입니다.

이를 함께 읽는 가운데 울고 웃고 감동하고 서로 감사할 겁니다. 그렇게 인사합니다.

이렇게 잘해 왔듯, 앞으로도 잘 이뤄가길 응원하고 축복합니다.


사례관리는 인생 관리가 아닙니다. 당사자의 그때 그 일에 한정하여, 이를 여러 자원을 활용하여 이루었으면 종결합니다.

여러 이유로 종결하지 못할 때는 평가를 통해 당사자의 더 나은 욕구(적극적 욕구)를 찾아 이루고 누리게 돕습니다.



할아버지와 만남을 꾸준히 기록하였습니다.

함께 이루고자 했던 일들을 점검하고 할아버지 이야기를 책에 담아도 되는지 여쭈었습니다.

지난 실천을 기록한 글을 보여드리기로 했습니다.

할아버지께 센터에 오실 때 안경을 꼭 챙기시라고 말씀드리니

‘또 어떤 일을 하려고 가져오라는지’ 걱정스러운 말투로 그러겠다고 하셨습니다.

커피 두 잔과 기록을 가지고 할아버지와 자리했습니다.


“그동안 어르신과 만나왔던 이야기들을 글로 적었어요.

이 글 안에는 멋진 일을 해내신 어르신 이야기와 제가 어떤 마음으로 어르신을 만났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어요.

이 글의 주인공은 어르신이에요! 그래서 오늘 함께 읽어보려고 자리를 마련했어요~”

혼자 읽기에는 많은 분량이어서 할아버지가 이해하기 쉽도록 소리 내어 읽었습니다.


할아버지의 말투를 따라 하며 대화문을 읽을 땐 ‘허허허’ 웃으셨고,

할아버지가 잘하신 일을 읽을 때는 활짝 웃으셨습니다.

글을 읽으며 할아버지의 표정을 가끔 봤습니다. 함께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으셨습니다.

본인의 이야기니 긴 글임에도 흥미롭게 읽으셨습니다. 글을 다 읽고 난 뒤 할아버지는 안경을 올리며 눈물을 닦으셨습니다.

“아유, 눈물이 나네.”

누군가가 당신 이야기를 정성스레 담아주는 일에 고마움을 느끼셨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 할아버지인지라 그 말 한마디에 할아버지 마음이 모두 담겨있었습니다.

할아버지가 마음을 추스르고 나신 뒤 앞으로도 재밌는 일을 함께하자고 말씀드렸습니다.

함께한 시간이 모여 인생 이야기 하나가 만들어졌습니다. 아직 미완성입니다.

앞으로 계획 한 일 이외에 또 다른 번외편이 계속 만들어질 것입니다. 기대됩니다.

이번엔 할아버지도 함께 기대하십니다.

<내 삶을 이해할 준비가 되었나요?> 81쪽, 공유선 선생님의 종료 풍경 가운데



사례관리 종료, 지난 일을 칭찬 감사하고로운 길을 축복하고 응원하는 과정



어디까지 도와야 할지 모르겠다

당사자의 어떤 일까지, 그리고 언제까지 도와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① 당사자를 선정할 때 ‘욕구의 복잡성’으로 선정했기에

복잡한 욕구를 지닌 이를 사례관리 대상자로 선정해 도우려니 쉽지 않습니다.

사례관리 대상자 선정 기준은 ‘욕구의 복잡성’이 아닙니다.

사회복지사의 처지와 역량을 생각하여 잘 도울 수 있는 이를 선정합니다.

한 가지 욕구라도 그 욕구를 해결해 가는 데 여러 자원이 필요한 사람을 돕는 일이 사례관리입니다.

이미 굳어진, 만성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을 우리가 도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처지와 역량을 생각하면 말입니다.


② ‘강점’을 생동하는 일이 아니라 ‘문제’만을 붙잡았기에

당사자가 잘해 왔거나 잘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 그런 강점과 역량으로 자기 삶을 살게 거들면 편안합니다.

반면, 오직 문제만 보고 이를 직접 해결하겠다고 달려들면 일이 쉽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 속성상 직접 건드릴수록 오히려 더 커지기 쉽습니다. 다른 문제도 계속 이어집니다.

게다가 그 문제를 사회복지사 쪽 자원만으로 해결하려면 더 깊은 수렁에 빠지고 맙니다.


③ 뜻있게 거들었어도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르게 도왔으나 잘 이뤄지지 않기도 합니다. 결국, 돌아서기도 합니다.

돌아설 때, 당사자에게 한계를 밝힙니다. 예를 다해 설명하고 양해를 구합니다.

다른 동료가 맡아 이루거나, 다른 기관을 소개합니다. 사과할 일이 있다면 사과하고 물러납니다.

‘사람’의 일이니 그렇습니다. 인생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모습이 자연스럽기도 합니다.

그러니 사례관리는 돕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매 순간, 어떤 의도로 왜 그렇게 도왔는지 설명합니다.

이야기체 과정 기록이 있으니, 이로써 밝힙니다.

뜻을 사회복지사다움에 두고 진정한 마음으로 돕겠습니다. 때로는 이렇게 실천해도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기도 합니다.

그때는 안타깝지만 이런 뜻으로 만나 온 과정을 생각하며 다시 힘을 내거나, 아니면 돌아서서 때를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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