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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절 사업을 위한 전략적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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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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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높이 날게 하자" 


 

프로포절 사업을 위한 전략적 기획

 

사회복지사에게 소위 비즈니스 마인드가 필요할까? 십 년 전에는 실무자들과 의견을 나누면 찬반에 대한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요즘은 비즈니스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아마도 각종 공모사업을 통해 재원을 놓고 서로 경쟁을 해야 하는 현장의 긴박함(?)이 이런 분위기를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오직 클라이언트만 생각하면서 사업을 기획했다면 이제는 마케팅에도 신경을 써야 하고 재원을 제공하는 주체(정부, 기업, 재단 등)의 입장도 함께 파악해야 한다. 이런 배경에서 좀 더 전략적으로 사업을 기획하는 접근에 관해 설명을 해보고자 한다.

 

사회복지사업이란 무엇인가?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지만, 간단히 말하면 사람이나 지역사회가 가진 공공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으로 볼 수 있다. 키워드는 문제(problem)이다. 사회복지사업은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실무자들이 프로포절의 첫 장에서 사업의 필요성을 작성할 때 개인, 집단, 지역이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가에 대해 소상히 글을 쓰는 것이다. 그리고 곧장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을 실시하겠다는 논리를 전개한다. 개인적으로 여러 계기를 통해 다양한 프로포절을 읽어봤지만 대체로 이 정도의 논리 전개(문제가 심각하니 사업을 해야 한다.)를 담은 글쓰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공모전에서 당선의 가능성이 높은 사업이 되기 위해서는 좀 더 전략적인 기획이 전개되어야 한다. 우선 송근원 교수(2008)의 사회복지정책 모델을 참고해서 하나의 문제가 어떻게 정책으로 발전하는지 먼저 살펴보자. 그의 모델은 사회정책이 기획되는 과정에 초점을 두었지만, 사회복지사업에 그대로 적용해도 무방하다. 그에 따르면 하나의 정책은 아래의 여러 단계를 통해 수립된다.

 

조건 문제 욕구 이슈 대안 정책(사업)


 

1) 조건 : 조건은 어떤 객관적인 상태(condition)를 의미한다. 이것은 객관적인 사실(팩트)에 기반한 것이다. 예를 들어 지역의 아동 1,500명 중 300명이 식사를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 객관적인 팩트로 볼 수 있다.


 

2) 문제 : 그러나 1,500명 중에서 300명이 제때 식사를 못 하고 있다는 팩트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맥락에 따라 문제가 될 수도 안될 수도 있다. 과거 우리 사회에서 아동을 체벌하는 것은 별문제가 아니었으나 지금은 사회적 문제로 간주한다. 팩트는 달라지지 않았으나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것을 문제로 인지하는 사람이 존재해야 한다. 더 나가서는 많이 사람들이 이러한 문제의식에 공감해야 한다. 즉 하나의 조건이 사회문제로 인정받는 것에는 팩트보다는 사람들의 주관적인 인지나 정서가 더 밀접한 관련이 있기도 하다.

 


3) 욕구(요구) : 그러나 문제로 인식되었다고 해서 바로 해결책(사업)을 도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점은 이 문제와 관련된 이해당사자들의 욕구/요구(need/want)가 발생해야 한다. 문제로만 인식하면 문제해결을 위한 동력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문제와 관련해서 사람들이 마음속에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지는 탐색하고 이를 공개적으로 폭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하거나, 지역주민들이 해결을 원하고 있음이 조사되거나 표현되어야 한다.

 


4) 이슈 : 문제해결에 관한 욕구가 증가하게 되면 결국 뜨겁게 이슈화되는 것이다. 문제해결을 위해 많은 지원/재원을 끌어 내려면 문제를 객관적 팩트로만 기록하거나 사람들의 마음속에만 남겨두어서는 안 되고 뜨거운 이슈로 승화시켜야 한다. 즉 논쟁의 대상이 되면 더욱 좋다. 그만큼 많은 이해관계자의 관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이해관계 속에서 누군가는 사업 수행을 지원함으로써 (정치적) 이득을 볼 수 있다. 빈곤 아동의 결식을 해결하는데 찬반 의견이 뜨거울수록 파이가 커져서 더 많은 지원을 끌어낼 수 있다. 따라서 사업을 전략적으로 기획할 때는 이슈를 선별하고 부각할 수 있어야 한다.

 


5) 대안 : 이슈가 된 사회문제에 대해 사람들은 그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느냐며 자연스럽게 대안을 요구한다. 이때 다양한 주체(개인/조직)들이 자신의 아이디어가 선택받기 위해 저마다 다양한 대안들을 내놓는다. 이러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의제(어떤 대안을 기획하고 선택할 것인가)의 장에 참여시켜야 한다.

 


6) 사업 : 결국 사업은 문제를 줄이거나 제거하기 위해 최종적으로 선택된 대안(해결책)이다. 사업에는 실제 인적/물적/시간 자원이 투입된다. 그러므로 낭비 없이 성과를 거두어야 한다. 따라서 성과입증의 방법, 평가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이상의 내용을 통해 어떻게 전략적으로 프로포절 사업을 기획할지 적용해보자. 예를 들어 코로나 위기에 놓은 발달장애인의 지원하는 사업을 기획할 때, 제일 먼저 실태를 객관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코로나 전후로 지역 발달장애인의 활동빈도, 이용 서비스의 양, 겪고 있는 경제적/사회적 위험들을 수치화로 제시하는 것이다. 그다음으로 이러한 조건으로 인해 이것이 문제임을 인지적/정서적으로 인식시키는 것이다. 이때 예를 들어, 생존의 어려움에 초점을 두거나, 소외/고독의 문제를 언급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이를 더 조명하기 위해 이른바 욕구 조사 결과를 포함한다. 그리고 이 주제를 이슈화하기 위해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다양한/유사한 비교집단(아동, 노인, 다른 장애인)을 함께 언급하며 그들 중에서 발달장애인의 위기가 가장 심각함을 강조한다. (여기서 다른 집단의 지지자들은 저항(?)한다. 그럴수록 더 이슈화가 된다.) 물론 다른 관점에서 다른 주제로 이슈화시켜도 된다. 다음으로 기존의 대응책들과 예상 가능한 타 기관의 시나리오의 한계를 비판하고 나만의 독자적인 대안(사업)을 제시한다. 이때 이 대안이 여러 의제 중에서 많은 검토를 거쳐 도출/선별된, 그래서 타당한 기획임을 강조한다. 그리고 재원을 제공하는 주체에게 파트너로 동참하기를 호소한다. 끝으로 이러한 사업이 어떤 성과를 거둘 것이며 이를 어떻게 객관적으로 입증/측정할 것인지 설명한다.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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