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속 복지 By 정성식
- 2021-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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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잡아내는 AI.. 대중화가 가능할까?
<이미지 출처: 쏜 재단 홈페이지>
수많은 성인 영상 아동 성 착취 영상을 분석해 유포를 막고 범죄를 막는 단체가 있다. 미국에 세워진 국제단체 ‘쏜(Thorn)’이다. 이곳은 아동의 성 착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기관이다. 아동 성 착취 문제뿐만 아니라 아동학대로 추정되는 이미지와 영상 등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아동학대로 발전할 확률이 높은 유형까지도 모니터링한다. 이런 과정들 대부분을 인공지능이 담당하고 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들을 하루가 멀다 하게 보고 듣고 산다. 뉴스의 헤드라인 대부분을 이런 일들이 여전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예전엔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왜 요즘 들어 이런 일들이 많이 생기는 것일까?”라며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옛날에도 요즘처럼 사건·사고들이 많았다. 다만 우리가 많이 몰랐을 뿐이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터넷과 미디어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소셜미디어까지 등장하면서 아주 소소한 개인의 일상까지 일반에게 공개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이로 인해 사소한 사건·사고까지 쉽게 드러나고 전파되는 것이다.
우리를 분노에 떨게 하고 슬프게 만드는 사건·사고 중에 아동학대만큼 큰 일도 없다. 대가족의 시대가 가고 소가족, 핵가족의 시대, 1인 가구 시대가 등장하면서 한 자녀도 갖지 않는 가족이 늘어나면서 아이들의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아동학대 사건은 특별한 사건으로 인지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원색적인 문구로 독자를 끌어모으려는 언론 매체들이 경쟁적으로 보도하면서 아동학대 사건이 보도될 때마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서특필 되고 있다. 정부와 관계기관은 이럴 때마다 대책 마련 발표에 분주하지만, 여기저기서 펑펑 터지는 수많은 아동학대 사건의 봇물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모양새다. 결국 CCTV밖에 대안이 없다고 생각하는 정치권으로 인해 곳곳에 CCTV를 늘리고 있지만, 단지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
CCTV를 보완할 기술, 인공지능
최근 정부 투자기관인 인천테크노파크에서는 특별한 지원사업 공고를 냈다. ‘아동이 행복한 도시를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 및 실증지원사업’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아동학대를 방지할 수 있는 인공지능 서비스가 구체화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공지능은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그 원인과 결과를 과학적으로 종합해 결론을 알려주는 기능이 있다. 이는 확률의 싸움이긴 하지만, 그 어떤 조사와 연구보다도 신뢰도가 높다. 그렇기에 인공지능 기술이 아동학대방지를 위해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방법과 기술이 실증되면 CCTV에 의존하는 현재의 미봉책과 불완전함이 개선되는 효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다 가치 있는 일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고자 하는 역량 있는 기업의 참여가 기대된다.
평소 활발하게 활동했던 아이가 움직임을 멈춘다면?
아이들은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 아니, 말로는 거짓말을 하더라도 몸으로는 거짓 행동을 하지 못한다. 아이들의 순수함이다. 그렇기 때문에 규칙적인 행동의 미세한 변화를 포착하고 그 패턴을 분석해 가능성 있는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면 아이의 행동에 영향을 준 원인을 찾아낼 수 있다. 이것을 인공지능이 할 수 있을 것이다. CCTV는 보이는 그대로를 영상 이미지로 기록하는 장치로 장비 자체가 경고음을 발생할 순 없다. 사람이 그것에 기록된 영상을 분석해 위험 상황을 인지해야 무엇인가 문제가 있다는 경고를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활동은 진행되는데 여러 가지 장애물이 있다. 영상물을 검사할 수 있는 허락이 내려져야 하고 그것을 전문가에 의뢰해 분석해야 하는 여러 가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비용과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한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복잡한 절차를 생략 시켜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그리고, 1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분석하고 보고하는 절차를 반복해도 절대 지치는 법이 없다.
아동 학대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중대한 범죄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아동 학대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간신히 징후를 발견해 해결하려고 해도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선 고단함이 뒤따른다. 이제 아이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어른들이 조금 더 세련되어질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적 사고다. 인력을 투입해 학대를 방지하는 노력에는 예산이 많이 들어가기도 하기 때문에 한 번 마련해두면 시간이 갈수록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아동학대 방지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지금보다 한층 더 깊게 노력할 필요가 있다. 복지도 혁신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은 이럴 때 필요한 말이다. 혁신적 사고는 그저 감정적인 일로 끝나지 않는다. 문제점을 개선해 시간과 예산을 절감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인공지능 양극화, 어른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
한국여성정보인협회 백란 회장은 “금융 분야에서 챗봇이 늦은 밤까지 상담해주는 등 이 분야에선 AI 기술이 활발히 적용되고 있습니다. 반면 아동 학대나 노인 복지와 같은 분야는 아직 그렇지 못하죠. 이쪽은 금융처럼 AI 기술에 대해 수요가 높은 분야는 아니니까요. 수요가 없으니 그만큼 AI 기술을 활용하는 사람도 없을 수밖에요”라고 말하며 인공지능의 양극화 현상을 꼬집었다. 돈이 되는 곳에는 이미 인공지능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대중화되고 있지만 돈이 안 되면 어떤 기업도 달려들지 않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그만큼 복지의 사회적 기반 마련은 힘든 일이고 노인이나 어린이 같은 사회적 약자들의 상황은 더욱 불리하다는 점이다. 이는 어른들이 꼭 넘어야 할 과제인 셈이다.
도입부에서 언급한 ‘쏜(Thorn)’ 재단의 사례는 인공지능 양극화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결국 공익단체가 나서야 할 일이지만 정부와 관계 기관, 그리고 인공지능 기술을 사회공헌 기술로 개발할 수 있는 역량 있는 기업을 발굴해 통합된 허브로 만든다면 우리에게도 이런 단체 한 곳쯤은 쉽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미래를 짊어지고 갈 우리 아이들 중에 관심 밖에 놓여 있어 이 순간에도 어디에선가 학대를 받고 있을 아이들의 위험 신호를 하루빨리 알아차릴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어른들이 할 일이다.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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