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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언어는 단어보다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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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는 권력자의 언어, '행동'은 구성원들의 언어입니다. 그 가운데 '음성'이라는 언어가 있습니다 
'단어'는 해체되어 '행동'으로 규명되고 '음성'으로 전달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소통'이고 '사람중심조직'입니다



언어란 무엇일까요? 

언어는 메시지를 교환하는 방법이고 사람이 다른 동물들과 구분되는 특징 중의 하나입니다. 언어의 교환이 원활하면 소통이 잘된다고 하고 그렇지 않으면 불통이라 합니다. 이러한 언어는 단어, 음성, 행동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대개의 경우는 언어의 영역에서 단어와 음성만을 중요시하고 행동은 번외로 치부됩니다.


행동을 언어의 영역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은 행동이 메시지로 교환되지 않는 교환 불가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기록되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언어에 의한 메시지의 교환이 최종적으로 확인되는 것은 행동입니다. 즉, 기대되는 행동을 요구하기 위하여 단어와 음성이 사용되는 것이죠. 물론 몸짓, 손짓, 표정 등을 바디랭귀지(body language)라 해서 언어의 영역으로 보기도 합니다. 다만 행동이라 명명하지 아니하고 바디랭귀지라 하여 음성과 단어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의 보조적 역할로 이해합니다. 






소통이 잘 되고, 안 된다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기대되는 무엇인가를 위해 단어와 음성으로 메시지를 보냅니다. 예를 들어, 편지를 씁니다. 기안을 제출합니다. 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음성으로 된 피드백이 오갑니다. 그리고 최종 확인은 수신확인이나 결재도장으로 이해합니다. 하지만 편지와 기안을 하는 이유는 수신확인이나 결재를 받기 위함이 아니라 기대되는 행동이 일어나는 것을 희망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편지와 기안의 목적이니까요. 그러하니 행동이란 것은 언어의 영역에서 소통의 결과를 가늠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영역입니다.  그러함에도 언어 영역에서의 행동은 크게 다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일례로 수많은 소통과 관련된 교육을 들어보면 행동의 영역을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다들 아시는 메라비언의 법칙(The law of Mehrabian)은 사람이 인식하는 이미지는 시각이 55%, 청각이 38%, 말의 내용은 7%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시각은 행동의 영역이며, 청각은 음성의 영역, 말의 내용은 단어의 영역입니다. 그러하니 소통에 있어서 단어나 음성보다는 시각으로 확인되는 행동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즉 말과 단어(text)보다는 행동에 의한 맥락(context)이 언어에 의한 소통의 결과를 좌우합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좋은 단어와 음성으로 메시지를 전달해도 최종적으로 행동이 확인하지 않으면 55%는 불통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소통 교육에서 행동의 영역을 간과한 이유로 인해 단어와 음성의 전달에만 치중하고 행동은 거의 다루지 않습니다. 한 번 생각해 봅시다. 조직에서 갈등이 일어난 경우, '언어와 음성의 영역에서일까요? 아니면 행동의 영역일까요?  아마도 행동의 영역에서 55%, 언어와 음성의 영역에서 45%의 갈등이 일어나지 않으신가요?' 







단어는 무엇일까요? 단어는 행동의 집합체입니다. 행동의 집합체인 단어를 음성으로 전달합니다. 예를 "식사"라는 단어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우리는 '식사를 했다'라고 매우 단순하게 음성과 단어로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그 안에는 여러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식사는 비벼 먹는 비빔밥, 상차림의 백반, 끊여 먹는 죽, 물에 마는 냉면 등이 있습니다. 메뉴에 따라서는 수저, 나이트, 포크 등이 다양하게 사용될 것이고 간단한 브런치에서부터 혼밥, 회식까지 이 모두를 통칭하여 '식사'라는 단어에 집어넣어 버립니다.


'혁신'이라는 단어는 새로움과 변화의 의미를 내포하지만 그 이면에는 수고스러움, 버림, 헌신 등의 행동이 포함됩니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애틋함, 간절함, 그리움 등의 의미를 내포하지만 그 이면에는 헤어짐, 참음,  도움이라는 행동도 포함됩니다.  식사이든 사랑이든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단어 안에는 수 만 가지의 행동들이 집약되어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행동의 집합체인 단어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관계적 측면을 이어주는 음성으로 전달됩니다. 만약, 단어나 음성의 교환에서 오역이 발생할 경우, 관계의 영역에서만 갈등이 생깁니다. 그러나 조직으로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조직의 리더가 '올해도 열심히 합시다'하고 '열심'이라는 단어를 음성으로 전달합니다. 이 '열심'이라는 단어에는 여러 의미가 내포되어 있고 각자의 경험과 지식에 따라 저마다 해석을 달리합니다. 리더는 어떤 의미에서 '열심'이라는 단어를 선택했을까요? 구성원들은 그 '열심'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해석할까요?  결국 자신이 가진 경험과 인식의 배경 안에서 각기 나름대로 이해하여 버립니다. 그리고 이해하는 바에 따라 선택하고 행동으로 표현합니다.


리더가 열심히 하자고 하였으니 구성원들은 각자 나름대로 열심히 합니다. 그리고 한 해가 다 가고 인사 평가의 자기평정란의 5점 척도에 '5점'을 부여합니다. 자신을 스스로 바라보았을 때 열심히 하였으니까요. 그러나 상급자는 3점을 줍니다. 상급자가 생각하는 열심은 아니었기 때문이죠. 리더는 2점을 줍니다. 역시 리더가 생각하는 것만큼의 열심은 아니었으니까요. 최종 결과를 받아 본 구성원은 분노합니다. "나는 열심히 했는데!"







여기까지는 그래도 이해가 됩니다. 더 분노스러운 것은 나보다 열심히 하지 않았던 동료가 최우수 직원이 되는 것입니다. 자기가 보기에는 그 동료보다 자신이 더 열심히 하였기 때문이죠. 자신이 생각하는 열심이라는 그 행동의 기준이 조직에서 원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조직은 자신이 어떻게 열심히 일하는지 모른다는 인식하는 구성원은 그 열심을 감소 또는 제거하여 버립니다.


조직에서 열심히 하라는 요구가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자신이 열심히 해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다음 해에 조직의 리더가 이렇게 말합니다. "작년 한 해 열심히 해주어서 참 고맙습니다. 올해도 열심히 합시다!" 도대체 무엇을 열심히 하라는 것일까요? '열심'이라는 단어가 음성으로 전달되지만 어떠한 행동을 해야 할지는 본인의 판단으로 남게 됩니다.  


조직갈등의 발화지점은 단어입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단어를 전달하는 음성에 의해 옮겨붙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갈등이 폭발하는 지점은 행동의 영역입니다. 각기 달리 인식하는 단어에 의해 행동이 규정되다 보니 결국 일이 일어나는 행동의 영역에서 갈등이 증폭되는 것입니다. 그러하니 소통 부재, 불통이 발견되는 지점은 단어나 음성이 아닌 결국 행동의 영역입니다. 단어의 의미를 정의하지 않은 채 음성으로 전달되다 보니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도되는 수많은 선의의 행동은 오히려 갈등이 되어버립니다. 







사회적 태만을 다룬 링겔만의 법칙에서 사람이 늘어날수록 생산성이 감소하는 원인은 여기에 있겠습니다.  '혼자서 물건을 끌어당길 때 100%의 힘을 쓰는데 사람이 늘수록 93%, 85% 이렇게 감소한다. 8명이 참가하였을 경우에 48%까지 감소하는 것은 사회적 태만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라는 주장인데 저는 이 법칙에 동의하지 않습니다.(링겔만의 법칙은 불승인된다 참고 https://wish.welfare.seoul.kr/swflmsfront/board/boardr.do?bmno=10001&bno=87725&pno=10002&ppno=&opno=10001&  /   https://wish.welfare.seoul.kr/swflmsfront/board/boardr.do?bmno=10001&bno=88109&pno=10002&ppno=&opno=10001&  )


이러한 사회적 태만에 의한 무임승차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매뉴얼을 만들고 체계화된 업무분장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규정을 만들고 인센티브와 패널티 제도가 필요하다고 역설합니다. 하지만 링겔만 법칙은 단어와 음성에 의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갈등의 산물일 뿐입니다. 만약 단어에 숨겨진 정확한 의미와 그 단어를 완수하기 위한 행동을 협의하고 합의해 주기만 한다면 링겔만 법칙은 불승인됩니다.


아래의 사진은 이제는 더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에서 약체의 팀이 승리하는 방법을 연출해주었지요. 전통적인 방식은 열심 힘을 합쳐 줄을 당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줄을 붙잡고 뒤로 넘어지는 듯하여 힘을 분산시키지 않고 집중시킵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힘이 빠졌을 듯한 움직임을 보이면 적정한 타이밍에 밧줄을 잡아당기면서 상대의 힘을 분산시킵니다. 


만약, 링겔만이 오징어 게임의 오일남처럼 줄을 당기는 방법, 즉 행동을 알려주었으면 사람은 자신의 힘을 빼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냥 열심히 당기라고 했으니 자신이 변화된 상황(사람이 늘어나니 당연히 힘을 줄이는 것임)에 맞추어 행동을 선택한 것일 뿐입니다. (오징어 게임 덕분에 설명이 간편하네요)







자, 다시 언어에 대해 살펴봅시다. 언어는 단어, 음성, 행동으로 이루어집니다. 여기에서 단어는 인지의 영역입니다. 그리고 수 만 가지의 각자가 인식한 인지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요. 음성은 정서의 영역입니다. 그 단어를 음성으로 전달할 때 정서가 영향을 줍니다. 정서는 메시지를 주고받는 교환 과정에서 당시의 상황이나 감정 등에 의해 메시지를 왜곡할 수 있습니다.


'자, 밧줄을 열심히 당기세요.'라는 단어와 음성으로 이루어진 주문은 오해와 갈등을 내포할 수밖에 없습니다. 행동은 실제적인 일이 일어나는 행동의 영역입니다. 우리는 이 행동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기술하지 않습니다. 각자가 인식한 단어와 음성에 의해 각자가 선택하게 되면 기대되지 않는 행동이 나올 개연성이 높습니다. 나아가서는 서로에게 반하는 행동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하니 문제의 원인은 단어와 음성이겠지만, 갈등의 폭발은 행동에서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 '인권'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인권은 선하고 좋은 것입니다. 인권을 음성으로 전달합니다. '인권을 지키자!' 어떻게 지키자는 것일까요? 각자의 인식과 경험의 범위 안에서 행동을 선택합니다. 그런데 타인의 입장에서 보면 원하거나 기대했던 행동이 아닙니다. 각자가 인권을 지키기 위해 나름대로 행동을 선택하지만 그 행동이 구체적으로 협의가 의뤄지지 않은 이유로 인권에 의해 갈등이 벌어집니다. 


모든 갈등이 그러합니다. 단어와 음성이 각자의 인식 안에 뒤섞여져 있기 때문에 행동의 영역에서 갈등이 벌어집니다. 인권은 무엇일까요? 수 만 가지의 인권과 관련된, 사람을 위한 선하고 좋은 행동들의 집합체입니다. 그것이 '인권'이라는 단어 안에 갇혀 버린 것입니다. 마치 '식사'와 '혁신' 그리고 '열심'이라는 단어들처럼 말이죠.  







바벨탑은 왜 무너졌을까요? 신이 사람의 언어를 뒤섞어버려서 사람들이 갈등했기 때문이라 합니다. 뒤섞인 언어는 단어와 음성만이 아닙니다. 결국 행동의 영역에서 갈등이 폭발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야기하여야 하는 것은 단어와 음성 이전에 행동이어야 합니다. 조직의 갈등을 설명할 때, 조직의 소통을 이야기할 때, 단어와 음성만이 아닌 행동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단어는 권력자가 주로 활용하는 언어입니다. 권력자들은 단어에 숨겨진 의미를 해석하는 힘을 선호합니다. 단어를 해석하는 자에게 권력이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그 권력자의 해석을 기다려야 합니다. 반면 행동은 모든 구성원들이 선호하는 언어입니다. 행동은 실천의 영역, 실제 '일'이 일어나는 현장의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람이 중심이 되는 조직은 단어보다 행동에 주목하여야 합니다.  


행동에 주목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단어의 해체가 먼저 시도되어야 합니다. '내가 인식하는 그 단어가 다른 사람에게는 같은 의미가 아닐 수 있다'라는 것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인정을 통해 조직의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단어를 해체합니다. 그 단어가 어떤 행동들의 집합체인지가 규명되어야 합니다. 기대하는 행동이 무엇인지를 협의합니다. 협의가 이뤄진 행동을 조직의 규범으로 합의하고 음성으로 전달합니다. 단어에서 기대하는 행동이 무엇인지를 인식하니 행동에 의한 갈등이 잘 다루어지게 됩니다. 해석의 몫이 소수의 권력자에서 다수의 구성원에게 이양됩니다. 드디어 소통이 이루어집니다. 사람중심조직은 행동이 중심이 되는 조직입니다. 그리고 조직민주주의입니다.


비영리조직에서 언어는 영리조직보다 매우 특수합니다.  사용하는 단어 자체가 매우 가치 지향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가치 지향적 단어를 영리조직의 단어로 쓰려고 합니다. 영리조직의 단어가 비영리조직보다 보편화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비영리 시장보다 영리 시장이 더 크기 때문이겠죠. 우리는 단어의 주도성을 가져와야 합니다.


CSR, CSV, ESG, BSC, 윤리경영, 인권경영 등등. 우리에게 있어 책임이 무엇인지, 핵심가치가 무엇인지,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가 무엇인지, 윤리와 인권은 무엇일까요. 우리들의 단어가 되기 위해 영리의 단어들을 해체하여 봅시다. 이 단어가 어떤 행동의 집합체인지 규명해 봅시다. 협의하고 합의하여 우리가 원하는 행동을 선택합시다. 비영리조직의 언어는 단어보다 행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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