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지관 사회사업 By 김세진
- 2023-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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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미래사회와 사회복지 : 2부 기후위기 1
코로나19로 무엇을 배웠나?
WHO는 공식적으로 코로나19가 박쥐에서 중간 숙주를 거쳐 사람으로 옮겨왔다고 추측합니다. 박쥐와 인간의 불편한 만남은 어떻게 가능했을지 살펴보았습니다.
첫째, 중국 우한 시장 상황 속에서 추리해보니, 박쥐를 보양식으로 먹은 음식 문화가 원인입니다. 둘째, 인간의 생활방식이 지구를 뜨겁게 했습니다. 이로써 기후가 달라졌고 동식물 분포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온도에 따라 동식물이 이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박쥐가 사람 곁으로 다가와 빈번한 접촉이 이뤄졌을 거로 추리하기도 합니다. 셋째, 박쥐 서식지의 파괴에도 원인 있습니다. 인간의 욕망이 숲을 ‘자원’으로만 보게 했습니다. 터전을 잃은 박쥐가 사람 사는 곳까지 내려왔습니다.
* “지구 온난화로 열대지방에 살던 박쥐가 온대지방으로 올라왔습니다. 그 거점 중 하나가 중국 남부입니다. 지난 100년 간 40종 이상 열대박쥐가 이곳으로 이주했습니다. 이 박쥐들이 가지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 가운데 하나가 이번 ‘코로나19’였습니다.”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 생명다양성재단 대표)
* 코로나19 상황과 꼭 닮은 영화 ‘컨테이젼(Contagion, 2011)’. 영화를 다시 보니 10년 뒤 실제로 벌어질 코로나19를 예견한 듯하여 소름이 돋습니다. 여기서도 그 원인을 박쥐에서 찾습니다. 감염병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보여주는 마지막 장면. 불도저가 박쥐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쫓겨난 박쥐가 돼지우리에서 바나나를 먹다 떨어뜨리고, 그 바나나 조각을 돼지가 먹고, 그 돼지를 사람이 먹으면서 감염병이 시작됩니다. ‘Day 1’
출처 : 영화 컨테이젼(Contagion. 2011) 화면 갈무리.
코로나19 원인이 이렇다면 이는 분명한 인재人災입니다. 사람의 욕심이, 우리 생활 방식이 원인입니다. 뭇 생명을 마구 가져다 쓰기만 했습니다. 이제 자연 생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원인을 내버려 둔 채 현상에만 매달릴 수 없습니다. 문제가 터진 뒤 수습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터지기 전에 예방해야 합니다.
이제 모든 분야에서 환경을 생각해야 하는 때가 왔습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도 비껴갈 수 없는 주제입니다. 하지만, 사회복지사로 자연 생태 보호 활동에 뛰어드는 일은 막막해 보입니다. 그뿐 아니라 사람 사이 관계를 살펴야 하는 우리 정체성에도 맞지 않아 보입니다. 급하다고 모두 그 일로 나설 수 없습니다. 다시, 우리가 선 자리에서 환경을 생각합니다. 지금 맡은 일과 환경을 연결합니다.
* 기후변화, 코로나 발생의 원인 중 하나다, 조선일보 2021.4.14.
기후변화로 코로나 숙주로 지목받는 박쥐의 서식지가 열대지방에서 중국 남부 온대지방까지 확대됐고 이 박쥐가 사람과 접촉하며 코로나 바이러스를 전파했다는 것이다. 13일 ‘코로나 이후 인간성 회복의 길’을 주제로 열린 조선일보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웨비나(웹+세미나)에서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최근 100년간 온대 지역에 40곳 이상의 박쥐 서식지가 새로 생겨났는데, 온대 지역은 인구밀도가 높아 인간과 접촉할 가능성이 크다”며 “기후변화는 코로나 발생의 여러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인류 탐욕이 불러온 코로나, '인구 균형'이 필요한 이유, 한국일보 2021.10.19
인구와 질병은 불가분의 관계다. 특히 전염병은 인구변화와 밀접하다. 의학계는 역병 원인을 인간의 무분별한 영역 확대가 부른 생태계의 자연 질서 파괴에서 찾는다. 인간이 균의 공간까지 침범하며 생태계의 자연 균형을 깼다는 얘기다. 전염병만이 아니다. 인간탐욕은 빈번해진 이상기후를 말할 때도 통용된다. 가뭄·홍수·산불·폭염 등 전에 없던 이상 현상은 인구문제, 즉 인간욕구로 해석해야 설득적이다. 즉 자연 파괴가 심해질수록 질병 창궐도 비례한다. 환경결정론을 내세운 ‘총,균,쇠’는 농경 정착·집단생활·인구 증가·토지 부족·전쟁 발생·이동 확대·질병 전파의 귀결을 주장한다.
자연 생태를 생각하는 실천
코로나19와 같은 재앙이 다시 오지 않게 하려면 ‘자연 생태’를 생각하는 실천을 사회복지사인 우리 실천 속에서, 우리 일로써 이뤄갑니다.
비닐봉지 한 장 평균 이용 시간 15분. 반면, 이 비닐이 분해되는 데는 500년이 걸립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인류가 만든 83억 플라스틱은 113년 전 처음 발명 뒤 단 하나도 썩지 않고 지구 어딘가에 숨겨져 있습니다. 플라스틱이 서서히 인류를 향한 역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매년 3억 4,800만 톤에 이르는 플라스틱을 생산합니다.
* 사회사업 현장을 생각하였을 때, 당장 해볼 수 있는 일로 플라스틱 사용을 떠올렸습니다. 아울러, 다가올 다음 재앙으로 미세플라스틱을 주장하는 이도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자연 생태를 생각하는 사회사업 대응 주제로 플라스틱을 중심으로 이야기합니다.
* 부끄러운 한국 플라스틱 쓰레기… 미·영 다음으로 많아, 중앙일보, 2020.11.2.
한국에서 1인당 플라스틱 쓰레기를 버리는 양이 미국과 영국 다음으로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해양보호협회(SEA) 등 합동 연구팀이 최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1인당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은 88㎏을 기록했다. 미국(105㎏)과 영국(99㎏)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양이다. 연구팀은 세계은행의 217개국 쓰레기 발생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전국 노인·장애인·종합사회복지관이 약 1,070개. 1,070개의 복지관에 50명 정도 식사와 반찬을 배달한다고 할 때, 때마다 사용하는 플라스틱 그릇이 약 5만 개. 해마다 교체한다고 가정하면 10년간 50만 개의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겁니다. 또한, 반찬이나 용기 포장에 들어가는 비닐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한 사람이 1년에 생수병 10개만 덜 써도 5억 200만 개 정도 사용이 줄어듭니다. ([KTX매거진] 2020년 6월호에서 통계 참고.) 만약 모든 복지관이 이런 생각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다면 그 효과는 작지 않을 겁니다.
* 인천성산종합사회복지관 2020년 소식지에 실린 보고. 급식 사업으로 매주 식사배달에 사용하는 비닐 봉투가 120개. 한 달이면 480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다른 것들을 배달하는 양이 늘면서 비닐 사용도 급격히 증가했다고 합니다.
플라스틱 세상에서 인류의 존재를 생각합니다. 그 속에서 인간끼리의 복지와 우정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사회복지사들의 실천. 당장 이런 주제를 붙잡고 자기 현장에서 변화를 이루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새로 무언가를 해야 한다면 좋은 일이라도 부담입니다.
어느 장애인복지관은 관내 플라스틱 사용을 제안합니다. 비닐 테이프는 아예 사용하지도 않습니다. 접착 점토(블루텍)를 사용합니다. 버려지는 종이가 없습니다. 업무일지 같은 서류는 반드시 이면지를 쓰게 합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이런 실천이 두루 퍼지면 좋겠습니다. 생활과 업무 속에서 생태 감수성이 바탕에 놓여있으면 좋겠습니다.
* 쓰레기 만들지 않는 마을잔치, 플라스틱 용기 쓰지 않는 반찬배달, 음식물 남기지 않는 무료식당, 각자 간식 준비하는 주민모임, 일회용 컵 사용하지 않는 교육진행…. 이런 것들이 소극적 실천의 좋은 사례입니다. 이제 이런 생각이 복지관의 기본 철학이길 바랍니다.
*이 외에도 사회복지사 보수교육에 ‘환경’ 강좌를 필수 교육으로 하기, 현장에서 사업비가 남았을 때 반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문화 만들기… 생각이 계속 이어집니다.
이런 방식은 자연 생태를 생각하는 (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소극적 실천’입니다. 이 일도 귀합니다. 당장 해볼 만하고, 맡은 일 속에서 조금씩 시작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적극적 실천’을 생각합니다.
자연 생태를 생각하는 (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적극적 실천’은 공동체를 생동하는 일입니다. 사람 사이 관계를 생동하게 하는 복지관 본연의 일에 충실합니다. 사람 사이 관계가 살아나면 이것이 자연 생태에도 이롭습니다. 더욱 복지관답게, 사회복지사답게 일하면 자연스레 환경에도 이롭게 됩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습니다. 결국, 코로나19로 사회복지사의 이상인 ‘이웃과 인정’이 더욱 중요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예를 들어,
반찬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이 계신다고 가정합니다. 어르신을 위하여 밑반찬 서비스를 계획하여 지원하는 여느 복지관의 방식은, 별도의 반찬을 만들기 위해 따로 물을 쓰고 불을 씁니다. 반찬 담을 플라스틱 용기를 따로 구매하고, 포장하는 데 비닐을 씁니다. 배달할 때 차를 이용하니 기름 쓰고 이산화탄소를 만들어 냅니다. 이웃과 반찬 하나 나누는 일도 특별한 복지서비스로 따로 도우니 많은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복지 서비스로 반찬 만들어 전달하는 방식도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의미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복지관다운 방식이라 하기는 아쉽습니다.
관계를 생각하고 이를 생동하는 복지관 사회복지사라면 이웃 사이 할 수 있는 만큼, 할 수 있을 때 서로 나누고 얻게 거듭니다. 내 것 만들며 하나 더 만들어 나눕니다.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일을 꾸준히 주선하면 이웃 공동체가 생동합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주체가 되어 당사자와 지역사회의 것으로 이루니, 사회사업 했다 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따로 ‘전기’ 쓰고 ‘물’ 쓰고 ‘불’ 쓰면서 반찬 만들 일 없습니다. 별도로 만든 반찬을 포장하며 ‘비닐’ 쓰고 배달하며 ‘기름’ 쓸 일이 없으니 자연 생태에도 이롭습니다.
이웃 사이 공동체성이 살아나고 생동하면, 자연스레 둘레 자연환경에도 덜 해를 주고, 나아가 뭇 생명도 이롭게 합니다. 모든 현장 모든 일에 바로 적용할 수 없겠지만, 당장 해볼 만합니다. 이미 여러 복지관에서 잘해온 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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