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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모두 누군가의 도움으로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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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누군가의 도움으로 자랐다.


김승수(똑똑도서관 관장)




한사람의 생각이 하나의 행동으로 옮겨지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나름의 이해와 공감은 할 수 있겠지만 그 이해와 공감이 행동으로 이루어진다는 확신을 쉽게 하긴 어렵다. 사회적 행동은 더더욱 설득의 과정이 어렵다. 


“왜 공동체 활동에 참여해야하나요”

“왜 우리가 함께 나누어야 하는지요” 

“왜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지요”


이런 주제를 다룰 때 걷는 교회 송경용신부님께서 올린글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하곤 한다.


“옆집 개에 엉덩이와 무릎을 물렸을 때 개 털을 잘라 기름에 볶고 된장을 붙여서 발라준 분 덕택에 살았고, 뱀에 물렸을 때 쪽쪽 빨면서 독을 빼준 이웃집 아저씨 덕분에, 물에 빠졌을 때 소아마비 이웃집 참배 형이 뛰어 들어와 밀어준 덕택에 살았고, 동짓날 불깡통 돌리다 불을 냈을 때 덜 혼내준 동네 어르신들 덕택에, 칼싸움 하고 돌 던지기 싸움 하다가 머리가 깨져 피가 철철 흐를 때 호박잎으로 눌러 지혈을 시켜주고, 상처가 덧나 염증이 생겼을 때 이명래 고약을 붙여준 탁식이 할머니 덕택에 살았다. 여름 철 돼지고기 먹고, 겨울 철 논바닥에서 뭘(올방구?) 캐먹다가 알러지가 온 몸으로 솟아 숨이 막혔을 때 업고 뛰어준 엄마 덕택에 살았고, 배고파 허기질 때 논에서 메뚜기를 잡아다 볶아주고, 개천에서 미꾸라지 잡아다 끓여주고, 들판에서 나물을 캐서 버무리를 해준 누님들 덕택에 살았다. 사시사철 힘든 노동에 온 몸이 망가져도 버즘핀 얼굴을 닦아주며 참새처럼 벌린 입에다 먹을 꺼리를 꾸역꾸역 넣어주신 집안/동네 어르신들 덕택에 살았다. 어머니가 아파 누워 계실 때 찾아오셔서 불을 때서 밥을 해주시고, 당신들 집에 데려다 밥상에 앉히고, 젖을 물려준 친구 어머님들 덕택에 살았다. 그렇게 살아왔다.”


실로 그렇다. 우리 모두 이렇게 잘 살고 있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남은 것이 운이 좋아서도 우연도 아니었다. 수 많은 손길들이 보살펴주셔서 숨 쉬고 잘난 체 하며 사는 것이다. 누구나 어떤 이에게 빚지고 또 빚을 갚으며 사는 인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그러니 남을 돕는다는 것, 자랑할 일도 아니고 특별한 일도 아닌 것 같다. 

우리가 어른들에게 본대로 배운대로 그렇게 하면서 사는 것이다. 

그러니 받은 만큼 나누는 것,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그게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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