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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 몇 명이 마을을 구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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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 몇 명이 마을을 구할 수는 없다.


김승수(똑똑도서관 관장)



전 세계적인 도시화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인구의 밀도는 높아 졌지만 사람들간 심리적 거리는 그와 비례해 더 멀어졌고 공동체 붕괴 현상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이렇게 편리한 세상에 사회적 고립, 고독사가 웬 말인가.


지금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사회적 문제의 해결은 몇 명의 사회복지사, 몇 명의 공무원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건 공동체에 대한 자긍심이 있거나 지역사회와 이웃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의식과 실천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다시 말해 보건복지부가 사업을 지정하고 해결하는 프로그램과 매뉴얼만으로는 지금시대의 다양한 사회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힘들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사회적 문제의 해결을 위한 민과 관의 전문가들의 실천이 답은 아니어도 대안임에는 분명하다. 그런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힘이 보태져야 한다. 번지르르한 말에는 힘도, 실체도 없다. 공동체의 사회적 문제 그리고 공동체가 보다 나아지기 위해 주민 스스로의 참여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그건 동주민센터나 복지관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하게 믿고 있다. 그래서 문제해결을 위한 지원사업의 비용이 소진되면 주민들의 활동도 자연스럽게 멈추게 된다. 당연히 주민들은 누가 제안하거나 시키기 전에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야 할 이유도 참여해야 할 이유와 책임도 느끼지 못한다. 


지금 많은 공동체가 겪고 있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이웃간의 관계를 복원하는 것이 공무원과 복지관만의 일이 아니라는 의식을 키웠으면 좋겠다. 강의를 가서 많은 주민들을 만나보면 “우리 동네가 발전하면 좋겠다.”,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지금보다 더 나아지면 좋겠다.”, “발전되면 좋겠다.”, “주차문제가 해결되면 좋겠다.”, “쓰레기 문제가 해결되면 좋겠다.” 등등 말하는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나봤고, 그런 단체들도 많이 봤다. 그런데 정작 마을을 같이 청소하거나 이웃을 돌보는 사람들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사회복지사들이 지역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주민조직화라는 이유로 자발적 주민들의 모임을 만들고자 상당히 많은 애를 쓴다. 많은 기관에 자문을 가게 되면 주민조직화는 마을사람 만나는데 써야하는 시간이 몇 개월이 걸릴거라고 말을 하지만 전혀 들리지 않았을거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자문은 형식적이라 생각했을 수도 있고, 지원사업에 대한 결과를 증명해야하기에 자문을 듣고 실행하기에 조급했을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주민의 의식을 높이는데 시간을 충분히 할애하지 못하고 주민 또한 그럴 동기와 의지를 갖지 못하게 된다. 


안타깝지만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는 실무현장에 대한 이해는 한다. 사업계획에 근거한 해야할 소임을 다 해야하니까. 그러나 문제는 그 이후 다시 또 우리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주민조직화를 해야 할 명분을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상황은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는데 누군가는 뭔가 끝없이 한다. 그런게 반복되고 지금도 반복된다. 동주민센터에서, 자원봉사센터에서 그리고 복지관에서. 


확실한 것은 사회복지사 몇 명이 마을을 구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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