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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노를 젓자. 각자 알아서

  • 거버넌스
  • 자유
  • 동등
  • 목적의식
  • 공헌

거버넌스는 '배의 키를 조종하다'라는 의미로써 그리스어 'kubernáò'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이후 라틴어 'guberare'로 변하고 현재의 영어 gorvernace가 되었습니다. 거버넌스의 의미는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있는데요 그리스 시절에는 배에서 노를 젓는 행위, 라틴어에서는 안내, 또는 방향으로 영어에서는 이해관계자와의 협의와 합의를 의미합니다. 그리스 시대에는 노를 젓는다는 것은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였습니다. 귀족들은 배의 키를 조정하는 것이 권리와 의무였겠죠. 한 마디로 말하면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역할분담이 신분에 따라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이것은 라틴어 시절에도 유사한 의미를 가졌으나 키로 방향을 조종하는 사람의 역할에 더 방점을 두었습니다. 오늘날의 거버넌스는 노를 젓고 키를 조종하는 역할을 모두 담고 있는 의미이며 때문에 협의와 합의에 의한 의사결정이 중요합니다. 사회에서는 정부와 시민사회, 조직에서는 리더와 구성원들이 함께 목적을 이루기 위한 공동합의의 의사결정입니다.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조정 경기의 모습이지 않을까요? 역할이 분담되어 있으나 우열은 없죠. 목적을 위해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을 합니다. 방향을 설정하고 일사분란하게 노를 젓기 위한 구령을 하는 사람과 다수의 노 젓는 사람들이 합심을 합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협의와 합의를 통해 의사결정하였기 때문이고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공동의 목적이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 그림도 과거의 이야기입니다. 조정 경기는 잔잔한 강에서 이루어지죠. 태풍이나 바람이 불면 조정 경기를 할 수 없습니다. 물결이 출렁이면 이 경기는 할 수 없기 때문에 훈련 역시도 잔잔한 물위에서만 이루어집니다. 오늘날 우리사회가 그리고 우리가 일하는 조직은 결코 잔잔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격랑이 휘몰아치는 계곡과 같습니다. 사회가 다변화되고 문제들이 서로 얽히고 사람의 욕구가 다양해졌기 때문입니다. 하루에도 잔잔한 물 위에서 노를 젓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이 오늘날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조정이 아니라 계곡 래프팅을 하는 배 위에 있습니다. 목적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계곡을 안전하면서도 빠르게 지나가는 것이죠. 계곡을 지나가다가 여러 갈래가 나올 때면 그 상황에 맞춰 노를 저어야 합니다. 계획된 경로나 매뉴얼이 있을 수 없습니다. 래프팅도 모두 합심하여 노를 저어야 합니다. 그러나 조정과는 다르게 각자 알아서 자신이 처해진 상황을 보고 저어야 합니다. 서로가 다른 방향으로 노를 저을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을 노를 내려 놓을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을 열심히 노를 저을 수도 있습니다. 다르지만 이것도 역시 일사분란함입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각자에게 알아서 노를 저을 권한이 있기 때문입니다. 권한이 없다면 명령을 기다릴 것이고 눈치를 볼 것입니다. 빠르게 거친 계곡을 내려가는 배는 전복될 것입니다. 전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키를 조정하는 역할과 노를 젓는 역할이 모두에게 동등히 주어져야 합니다. 이것이 오늘날의 조직 거버넌스입니다. 


조직거버넌스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첫째, 목적의식이 명확해야 합니다. 우리 조직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곳인지, 그 문제를 해결하면서 어떤 공헌을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답입니다. 두번째는 목적과 공헌을 위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셋째는 다 함께 각자 알아서 노를 젓는 것입니다. 자 이제 다함께 노를 저어 봅시다. 오늘 코스는 장마 후 거친 계곡물이 흐르는 복지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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