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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현장, '집합지성형' 조직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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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현장, '집합지성형' 조직이 가능할까?

 

세상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와 큰 규모로 변하고 있다. 그런 변화를 환경으로 맞이하면서 조직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는 정보통신(ICT)기술의 혁신을 시작으로 전체 사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기에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르고 있고, 특히 인공지능(AI)을 통한 세상 연결을 초연결사회라고 부르고 있다. 세상은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쉽게 관계를 맺고 개방적으로 소통하는 사회로 변화되면서 조직의 형태와 추구하는 가치도 크게 변화되고 있다.

 

박명규 외(2019)는 조직의 형태와 추구하는 가치를 중심으로 4가지 유형의 조직을 설명하였다.

두 가지 축으로 조직의 특성을 구분하였는데, 첫 번째 축은 열린 네트워크를 지향할 것인가, 아니면 닫힌 위계형을 지향할 것인가 이다. 열린 네트워크를 지향한다는 것은 개방과 소통을 통해 내부는 물론 외부까지 연결되어 일하는 조직으로 간다는 의미이다. 한편 닫힌 위계형을 지향하는 것은 외부와는 단절 또는 폐쇄를 선택하고 내부에서는 수직적인 소통과 통제적인 관료제가 작동되는 조직으로 간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두 번째 축은 자기 조직의 이익 극대화를 추구할 것인가, 아니면 공유, 협력, 집합 지성 등의 상생 가치를 추구할 것인가 이다. 자기 조직의 이익 극대화는 전통적인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로 경쟁, 성장, 효율, 소유 등 구시대의 물질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특성을 의미한다. 반대로 상생 가치 추구는 새로운 시대에 맞게 신뢰와 창의를 바탕으로 함께 성장하기 위해 공유하고 협력한다는 의미이고, 조직 내부에서도 조직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의견과 역량을 융합하여 운영한다는 의미이다.

 

이 두 가지 축을 합치게 되면 조직의 유형을 다음 <그림 1>처럼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전통고수형', '디지털독점형', '협동조합형', '집합지성형' 등 4가지 유형이다.

'전통고수형'은 과거 시대 중심이 되었던 물질적 가치와 닫힌 위계형 특성을 가진 조직 유형을 의미한다. '디지털독점형'은 물질적인 가치를 추구하더라도 개방적인 열린 네트워크를 추구하는 조직 유형을 말한다. '협동조합형'은 새로운 사회적 가치인 신뢰, 창의, 협력, 공유 등의 가치를 추구하지만, 조합 내부 중심으로 닫힌 구조로 운영되는 조직 유형이다. 마지막으로 '집합지성형'은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열린 네트워크를 추구하면서 신뢰, 창의, 협력, 공유 등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조직 유형이다.



                                                                                                                               <그림 1> 조직의 4가지 유형

 

여러분이 일하는 조직은 과연 4가지 조직 유형 중 어디에 속하는 것일까요? 복지조직에 구시대적인 물질적인 가치를 추구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할 것인가를 묻는 것이다. 또 복지조직에 폐쇄적이고 수직적인 위계를 고수할 것인가, 아니면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소통을 추구할 것인가를 묻는 것이다.

 

일단 디지털 독점형의 경우는 수익사업을 수행하는 자활기업, 장애인 기업, 수익형 시니어클럽이 아니라면 복지조직이 추구할 수 있는 조직 유형은 아니다. 또 최근 사회적 협동조합이 사회복지시설의 운영 법인인 경우가 일부 있지만, 예외적인 소수라서 조합원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협동조합형도 검토하기 어려운 조직 유형인 듯하다. 결과적으로 복지현장에서 검토가 가능한 조직 유형은 전통고수형집합지성형이다.

 

복지조직은 전통적으로 정부의 지도·감독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공공행정이 가진 관료제의 특성이 갖는 수직적인 위계 구조와 효율을 추구하는 가치가 잘 반영되어 있던 조직이다. 특히 사회복지조직의 경우 정부나 지자체의 감독을 받고 공공의 예산을 활용하는 조직이기에 그 변화의 속도가 매우 느리고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편이다. 그리고 사회복지사에게 후원이나 자원에 개발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이를 통한 후원금품 지원이나 전달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물질적인 가치가 여전히 중요한 조직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화면서, 특히 최근 2030 세대, 소위 MZ 세대가 조직의 절대다수가 되면서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열망하는 직원들이 많아지면서 조직의 혁신과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 일의 의미, 삶의 질, 양성평등(젠더), 분배, 인권, 여가 등의 새로운 사회 가치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특성이 반영되기 때문에 전통고수형조직은 그 특성을 계속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대부분 모든 분야의 조직에 다 적용되는 변화 요구인 셈이다. 여기에 더해 직장 내 갑질(괴롭힘) 근절에 대한 제도가 강화되면서 조직의 윗사람들은 직원들의 눈치를 더 보게 된 점도 그 변화의 속도와 깊이를 다르게 하고 있다.

 

또 최근 복지영역의 주변에 사회적 경제 조직이 늘어나고 지역사회 네트워크가 강화되어 협력, 신뢰, 공유 등 새로운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이 커져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그리고 분배와 인권이 사회복지조직 운영에 있어 중요한 화두로 등장하고, 지역사회에서 협업과 공유가 매우 중요해지면서 그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함께 소통하면서 운영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여 개방이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내·외부 변화의 상황이 조직의 모든 구성원의 의견과 역량이 결집하는 집합지성형조직으로 사회복지조직을 끌고 가고 있는 모습이다.


                                                                                  <그림 2> 4가지 유형의 조직이 가진 새로운 지향점

 

<그림 2>는 초연결 시대 미래형 조직의 지향점을 집합지성형으로 표현해보았다. '디지털독점형'의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집합지성형조직으로 갈 수밖에 없고, ‘협동조합형의 조직들도 집합지성형조직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물질적 가치와 닫힌 위계 구조의 특성을 가진 전통고수형조직도 결국 시대의 변화에 맞춰 집합지성형조직으로 변화되고 있다. 복지조직도 마찬가지로 집합지성형조직으로 전환되어 가고 있다. ‘조직 민주주의에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조직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반영조직(reflecting organization)에 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어 '집합지성형' 조직으로의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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