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지밖복지 By 노수현
- 2024-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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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을 모아야 하는 때에 혼자서 성급히 결정하는 리더가 있습니다. 조직의 독재자입니다. 힘들어도 책임지고 결정해야 하는 때에 의견을 모으는 리더가 있습니다. 책임을 회피하는 무능력한 리더입니다. 혼자서 결정하는 독단적 리더와 책임을 회피하는 리더 모두 조직을 와해시키는 주범입니다. 리더는 의견을 모으는 때와 결정할 때를 아는 사람입니다. 이게 말은 쉬운 데 실천이 참 어렵습니다. 때를 아는 것을 지혜라고 합니다. 그만큼 어렵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조직원의 의견을 들을 때와 결정할 때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런 때는 절대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사람과 환경이 조직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살아서 움직이고 있는데 어떻게 절대적인 때를 알 수 있겠습니까? 그건 신의 영역입니다. 아니면 때에 억지로 사람과 상황을 욱여넣게 됩니다. 결혼 시기를 남자 32살, 여자 33살로 못 박는 것과 같습니다. 말이 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리더가 의견을 들을 때와 결정할 때를 일률적으로 정하지는 못합니다.
방법은 하나입니다. 스스로 경험하면서 아는 것입니다. 리더는 실패로 배우고 성장하는 사람입니다. ‘배우고’라는 단어가 중요합니다. 배우지 않는 실패는 실패일 뿐입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되지 못합니다. 아이는 넘어지면서 넘어지지 않는 법을 배우고 결국 자신의 힘으로 걷게 됩니다. 넘어지지 않고 걷는 아이는 없습니다. 그렇게 리더도 실패로 배워야 합니다. 실패를 무서워하지 말고 더 이상 배우지 않는 교만과 변화가 없는 익숙함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그래도 힌트가 필요하다면 위험을 감지하는 능력에 주목하면 좋겠습니다. 의견을 듣는 것은 아직 심각하게 위급할 때는 아니란 말입니다. 집에 불이 났는데 가족들과 탈출 방법을 회의하지 않습니다. 가장 경험이 많은 사람의 외침을 듣고 따라갑니다. 반대로 여유가 있는데 급하게 결정하지 않습니다. 연초에 내년도 사업을 급하게 결정하지 않습니다. 충분한 자료 조사와 의견 수렴, 기획 회의 시간을 가집니다. 위험도를 생각하면 때를 구분하는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른 힌트는 사람의 이기적인 본성에 있습니다. 사람이 이기적인 것만은 아니지만 이기적인 면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사람이 이타적이라면 법이 필요 없습니다. 사람의 이기적인 면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나타납니다. 버스 운전사 뒷자리가 덜 위험하다는 말은 사고의 데이터로 증명되었다기보다 운전사가 위기의 순간에 자신도 모르게 핸들을 자신과 반대 방향으로 튼다는 예측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리더도 사람인지라 자신도 모르게 이기적으로 행동합니다. 그래서 쉬운 결정과 이익이 쉽게 예상되는 결정은 자신이 하고 반대인 상황에는 의견을 듣는다는 미명하에 조직원에게 책임을 미룹니다.
위험을 감지하는 능력과 사람의 이기적인 본성에서 힌트를 얻을 수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힌트입니다. 수영을 잘할 수는 있는 힌트를 얻어도 결국은 물 속에서 연습해야 합니다.. 이제 남은 것은 리더의 몫입니다. 리더 스스로 때를 분별하는 연습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답이 없다고 포기하지 말고 지금이 의견을 나눌 때인지 책임지고 결정할 때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고민을 하건 안 하건 당장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나 고민하는 경험과 고민 없는 경험은 시간이 갈수록 다른 목적지를 향합니다. 고민하는 경험의 종착지는 성숙이고, 고민 없는 경험의 종착지는 퇴보입니다. 성숙한 리더는 때를 고민하고 퇴보하는 리더는 이기적으로 생각하고 위험을 회피할 생각만 합니다. 때를 고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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