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대문언니의 복지이야기 By 정지현
- 202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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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행정의 숙제... 고독사
## 요즘 GPT가 열풍이다.
나는 요즘 GPT와 복지 분야에 대한 대화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말 모르는 게 없는 친구다.
복지에 관한 많은 대화를 해 보았는데 놀랍게도 통합사례관리사업의 고충이나 어려움까지 다 아는 친구다.
이번에는 고독사에 대한 대책에 대해 물었더니 정말 기대한 만큼 똑똑한 답변을 내놨다.
1) 사회적 연결성 강화 : 사회적 지지 체계를 구축하고, 혼자 사는 노인이나 다문화 가정, 소외된 계층 등에
대한 사회적 지원을 확대하여 사회적 연결성을 강화합니다.
2) 예방적 인지교육 : 고독감 예방을 위한 인지교육을 실시하여 고독감을 인지하고 해소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3) 정기적인 방문 및 체크
: 노인 등 고위험군에 대해 정기적인 방문 및 체크를 통해 건강 상태와 고독감 여부를 파악하여 조기 대처할 수 있습니다.
4) 디지털 매체 활용
: 디지털 매체를 통해 온라인 상호작용을 통한 사회적 연결성을 확보하고, 휴대폰 등을 활용한 상담과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합니다.
5) 지역사회 참여
: 지역사회 내 다양한 프로그램 및 행사에 참여하여 지역사회 내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사회적 연결성을 강화합니다.
6) 심리지원 및 치료 : 고독감 등 심리적 어려움이 있는 경우 전문가의 심리지원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정부에서는 국가 재난심리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지자체에서도 지역사회보건센터를 통해 심리지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똑똑한 GPT의 고독사 대책을 요약해 보면, 사회적 연결성을 강조하고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예방정책, 복지IT를 활용한 상호작용,
지역 인적안전망을 통한 네트워크, 심리지원 등 현재 시행되고 있는 복지 정책이 다 들어있긴 하다.
## 그럼 복지 현장으로 가 보자!
우리의 복지 현장은 정책이나 개론보다는 실질적인 방법론이 더욱 중요하다.
나는 실무자의 입장에서 고독사 대응 방법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우리는 복지대상자와 연락이 닿지 않거나 고독사의 위기 징후가 보이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 두고 연결망을 좁혀 나가야 한다.
그럼, 우리가 고독사의 현장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 지를 프로세스별로 알아보자!!
막상 고독사 징후가 보이면 유용하게 쓸 수 있는 TIP이니 참고하자!
(1) 먼저, 주변의 변화를 감지한다. 집주변을 살펴보고 우편물이 쌓여있거나 악취가 나거나 벌레 등의 징후를 살펴본다.
TV나 불은 켜져 있는지 확인하고, 평소 자주 가던 곳을 확인해서 알아본다.
(2) 지인에게 연락을 시도한다. 부모, 자녀, 형제, 친구, 교회지인, 그리고 집주인에게 연락을 시도한다.
(평소 지인의 연락처를 사통망에 입력해야 한다.) 상담내역을 파악하여 가까운 사이부터 순차적으로 연락한다.
집주인에게는 월세나 집세 연체여부를 파악한다.
(3) 대상자의 부재 및 연락두절이 되는 경우, 주변이웃(복지통장, 동 협의체, 위·아래층 주민, 인근 편의점 등)에게
대상자의 근황을 물어보고 특이 사항 발견 시 즉시 신고해 달라고 요청해 둔다.
(4) 방문의 시간을 달리해서 살펴본다. 예) 오전 방문 시 부재 ⇒ 오후 재방문
이 때 저녁에 불이 켜져 있나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5) 부재 중 스티커 및 메모를 반드시 문 앞에 부착, 동 주민센터의 방문 사실을 고지한다.
문 중간에 접착력 있게 테이프로 붙이면 문을 열었을 때 스티커 반쪽이 떨어지게 되고 문 개폐 여부도 짐작해 볼 수 있다.
(과학수사대 CSI 인줄~~)
(6) 또한 중요한 것은 사통망 대상자 상담내역이 “대상자 부재로 인한 미방문”으로 자체종결 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위기징후 감수성, 연락 시도 내역 및 결과를 반드시 기록하고 119, 경찰 협조하여 문을 개폐하여 생사를 확인한다.
고독사 위험군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지만
그 대상을 크게 분류해 보면 3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기존) 복지대상자(기초수급, 차상위, 장애인 등)
둘째, (잠재) 사통망 발굴시스템 대상자
셋째, (미지) 주변 이웃의 신고 대상(비복지대상자 포함)
(1) (기존) 복지대상자는 각종 복지 기관 이용자나 지역 인프라를 활용하여
모니터링 주체별로 초기조사를 신경 써서 하고 정기적으로 안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 복지관 이용자, 복지IT 사용자(똑똑문안서서비스, AI 인공지능서비스, 서울살피미앱 등),
노맞돌 대상자, 다양한 민간기관 보호사례 등을 조사하여 연계한다.
(2) (잠재) 사통망 발굴시스템 대상은 기존 사통망의 기록과 행정망을 적극 활용하고 통장, 동 협의체, 우리동네돌봄단 등의
인프라로 촘촘한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 자세한 조사보다는 일단 연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3) (미지) 마지막으로 주변 이웃의 관심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내서 숨은 복지사각지대(주소지와 실거주지가 다른 대상 등)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 동네 상점(편의점, 세탁소, 부동산, 미용실 등 복지거점기관)을 활용하고 명예사회복지공무원과의 연계가 필요하다.
##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현장에 있는 사람은 다 안다.
고독사 ZERO 정책은 사실은 불가능한 목표이다. 구멍은 있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우리가 커버해야 할 대상과 시험범위는 점점 많아진다.
처음엔 복지 대상자였는데 이제는 발굴시스템에 한번이라도 나온 사람은 모두 대상이 되며,
더욱이 주소지와 거주지가 다른 사람까지 발견해 내야 한다.
(사회복지담당은 항상 복지에 대한 조사를 하다가 주민등록 말소까지 진행해야 하는 지 고민이 많다.)
그러나 희망이 보인다. 구멍이 점점 작아진다. 메워지고 있는 느낌이 조금은 든다.
주민들도 점점 고독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고 항상 관심을 가지려고 하고 있다.
우리 동은 통장님을 중심으로 지역돌봄단을 운영하고 있는데,
어떤 통장님은 주말에 의심 사례가 있을 경우 어디에 신고해야 하냐며 상시 연락창구를 요청하셨다.
아.. 구청 당직실 전화번호를 알려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런 거 없다고 할 수도 없고 해서 복지 담당들과 고민 고민하다가
우리 동은 동 주민센터 공용폰으로 신고 창구를 일원화하였다.(주말에 돌아가면서 공용폰을 소지한다. ㅠㅠㅠㅠ)
## 복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 개입단계이다.
어디선가 고통 받고 상처받은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는 것은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러한 노력은 고독사가 존엄사로 이어질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과 연대와 공감으로 서로서로 보살피는 것과 결을 같이한다.
나도 이웃, 너도 이웃,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이웃이다.
이웃이 이웃을 돌보려고 노력하는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속도로 복지 공동체로 가깝게 가는 중인 것 같다.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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