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 WISH지기
- 2026-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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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시대, 어떤 도시에 살고 싶은가?
칼럼리스트 소개 : 김난미(리을미음 대표)
저는 불평등한 기후위기 시대가 두렵습니다. 이 두려움으로부터 사람다운 삶, 소박한 삶, 협동하는 삶을 놓치지 않으려 끊임없이 앎을 쫓고, 그 앎으로 연결된 삶을 살아내려 애쓰고 있습니다. 이런 제 시선과 운동, 앎과 삶의 연결이 생태복지를 궁리하는 사회복지 현장에 씨앗, 거름, 양분이 되길 바라며 공유합니다.
나는 새로운 걸 알게 되면 경이로운 마음부터 일렁인다. 가끔 무지에 쪼그라드는 나를 발견하기도 하지만, 내가 만나는 세상이 한 뼘 더 넓어진 것 같은 풍요가 더 크게 다가온다. 내가 사는 집이 넓어진 것 같은 그런 기분처럼 말이다. 얼마 전 대학원에서 까를로스 모레노의 [도시에 살 권리] 일부를 읽고 발제를 준비하면서도 그랬다. 나는 도시에 살고 있고, 도시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주체이자 그 곳에 존재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고 살았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역시나 알기 전과 후는 다르다.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와 나의 삶에 주어진 시간, 즉 일상과의 밀착관계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분명 어제도 살고 있던 도시였지만 오늘의 도시가 달리 보인다. 한 명의 시민으로서 권리가 있다는 걸 알고 나니, 도시 속 삶에 대한 나의 태도도 달라진다.
역사가 루이스 멈퍼드는 <역사속의 도시>에서 우리시대가 안고 있는 사회문제와 도시 배치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확신한다. 대도시 금융이나 무분별한 건설에 맞서 정치적 궤변과 단순한 기술 해결책 등에 대해 경고했다. 그러한 것들로 인하여 인간이 지역공동체라고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도시적 삶 속에서 노예화 된다는 것이다. 너무 과한 평가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만히 성찰해보면 모두에게 주어진 것처럼 보이는 24시간도, 모두의 삶과 연결된 도시와의 관계도 평등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벌써부터 올 여름은 얼마나 더울지, 습한 장마와 폭우로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흔들릴지, 누군가의 삶이 또 무너지진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최근 사람들을 만나면 널뛰는 물가뿐 아니라, 오르락 내리락하는 기후변화에 장단 맞추기가 너무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기후재난에 대한 두려움이 어느새 일상의 대화주제가 되었다. 폭염, 한파, 폭우, 산불 등 모두에게 찾아오는 이 기후재난이 모두에게 동등한 결과로 다가오지 않는다. 반지하, 쪽방촌 등 주거공간부터 농민, 건설 등 실외 노동자, 다양한 세대와 상황에 따라 기후위기의 취약함은 불평등한 결과를 낳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 모두가 초 연결된 관계로 살아낼 도시의 구상이 시작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합의, 새로운 도시 윤리가 필요하다.

멈퍼드가 제시한 이 문제의식을 까를로스 모레노는 ‘15분 도시’라는 실천적 개념으로 이어 말한다. 15분 도시란 자신을 위한, 가족과 이웃을 위한 시간을 갖도록 해줄 뿐 아니라 장소의 활용도를 높여주고, 자신이 사는 곳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심을 불러일으키는 또 다른 삶의 리듬을 제공하는 도시 모델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15분이라는 한정된 숫자가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 도시의 생태계가 주민의 일상, 삶과의 접근성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가라는 것이다. 올해 내가 살고 있는 도봉에서 시작한 ‘도넛도봉 프로젝트’도 같은 맥락으로 연결된다.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오는 기후위기 앞에서, 우리 지역사회에는 어떤 생명력이 필요한가. 가장 먼저, 깊고 아프게 닿는 이의 삶부터 서로 돌보기 위해, 지역의 한 시민으로서 주체가 되어 도시의 모습을 새롭게 그려가는 것이 우리 프로젝트의 방향이자 출발점이다. 배제되는 사람없이 모두가 사람다운 삶의 정서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도시를 상상하는 것, 지금 시작해보자. 우리답게 질문해보자. 기후위기 시대, 우리는 어떤 도시에 살고 싶은가? 우리는 어떤 지역사회에 존재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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