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지밖복지 By 노수현
- 202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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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저는 사회복지 10년 차 팀장입니다. 저는 위에 슈퍼바이저와 팀원들 사이에서 중간 역할을 해야 하는 직책으로 업무를 하면서 팀원들과 의사소통을 통해 의견 교환이나 관련된 피드백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저는 제 나름대로 팀원들에게 슈퍼비전을 제시하고 있지만, 간혹 슈퍼바이저와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팀원들이 혼란은 겪는 일들이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저는 이럴 경우 슈퍼바이저와 팀원들과의 의견 조율이나 조정에 대한 부분이 아직 중간 관리자로서 어려움이 많습니다. 또 팀원들이 유관기관 실무자들과 네트워크 활동 시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힘들어할 때도 중간관리자로서 각 실무자에 대한 의견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는 것 어렵네요. 사소하지만 이러한 일들이 발생하니 연차가 쌓일수록 고민이 많이 듭니다. 제가 이 상황에서 중간관리자로서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고, 또 어떤 역량을 개발해야 할지도 고민이 됩니다.
A. 팀장님의 고민이 귀합니다. 10년 차 관리자라면 어느 정도 경력이 있고 일도 익숙하고 나름의 소신으로 밀어붙일 수도 있지요. 그런데 그렇게 하시지 않으시고 고민하시네요. 진짜 문제는 고민할 때가 아니라 고민이 없을 때 생깁니다. 잘 한다고 생각할 때, 익숙한 방법으로 능숙하게 실천할 때가 더 위험한 때입니다.
또한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 건 이미 해결이 시작되고 있다는 신호이자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증거입니다. 모든 갈등에는 상대가 있고 쌍방의 책임이 있습니다. 물론 책임의 차이는 있겠지만 100%는 없습니다. 팀장님만의 책임도, 팀원들만의 책임도 아닙니다. 서로의 몫이 있습니다. 다만 문제 해결의 순서는 있습니다. 내가 먼저 변해야 합니다. 내가 책임을 다하고 변했다고 상대도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러나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상대가 나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어도 사랑을 고백하는 것처럼 변화를 위해서는 내가 먼저 움직여야 합니다.
그래서 팀장님의 질문을 읽으면서 왠지 커피 한잔 사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나 봅니다 ^^ 이렇게 고민하고 자신을 돌아보고 변화를 위해서 애쓰시는 모습에요. 그래도 질문하셨는데 이렇게 글을 맺을 수는 없으니 제 생각을 조금 적어 보겠습니다. 필요한 부분만 가져가시면 좋겠습니다.
첫째, 중간관리자의 역량과 상관없이 위치에서 오는 과제가 있습니다. 최고 관리자와 팀원 사이에 위치한 숙명입니다.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면 좋겠습니다. 팀장님만 그런 고민이 있는 건 아니고 팀장님의 능력 부족 때문이 아니란 뜻입니다. 구조적 문제와 기능적 문제, 환경의 문제와 조직의 문제, 불가항력적 문제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구분해야 합니다. 팀장님께서 다시 팀원이 되거나 최고 관리자가 되기까지는 사라지지 않는 구조적 문제입니다. 그래서 중간 관리자의 숙명입니다.
둘째, 팀장님의 분명한 표현이 도움이 됩니다. 의견 조율과 조정에 힘을 쏟고 계십니다. 조직도 아끼고 사람도 아끼시기 때문입니다. 조직도 팀원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들어보면 최고관리자의 말도 맞고 팀원의 말도 이해가 됩니다. 둘 다 틀린 말은 아니고 이해가 되니 고민이 깊어집니다. 그렇다고 설득이 되지도 않습니다. 충분히 노력하셨다면 어느 시점에는 팀장님의 생각을 정해서 분명하게 말해줘야 합니다. 그게 어떤 때는 최고 관리자 쪽에 가깝고, 어떤 때는 팀원에게 가까울 수 있습니다. 사안과 기간에 따라서 달라질 것입니다. 영원히 한 쪽에 서라는 말은 아닙니다.
셋째, 팀원의 세대 특성을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팀원의 유관기관 네트워크 활동의 어려움을 말씀하셨습니다. 팀원의 세대는 관계가 어려운 시대입니다. 다른 세대와의 대화 경험이 빈약합니다. 그렇다고 같은 세대와 대화가 활발한 것도 아닙니다. 개인화된 시대에 영상과 온라인이 더 익숙한 세대여서 타인과의 대면 접촉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익숙하지 않던 것이 일이라고 잘될 리 없습니다. 이건 팀장님 리더십의 문제가 아니라 팀원 세대가 가진 과제입니다. 그나마 나아지는 방법은 말로는 되지 않고 본을 보여주고 많이 접촉하는 겁니다. 그런 뜻에서 팀원들이 유관기관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혼란을 더 나아지기 위한 경험으로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팀장님의 질문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답을 달지만, 다시 읽어보니 어느 것 하나 시원하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글로라도 안 된다면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라도 대접하고 싶습니다. 여느 여름보다 더위가 기네요. 그래도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찐다는 청명한 가을이 오겠지요. 팀장님의 무더운 고민에도 가을이 올 거예요. 농부는 가을에 열매를 얻습니다. 팀장님의 열매는 사람이에요. 지금 당장은 모르지만 팀장님의 애쓰는 마음이 사람들에게 전해져서 팀장님의 마음을 알아주는 팀장님의 사람으로 남을 거예요. 팀장님의 지금 고민은 무더위 농부의 땀방울이랍니다.
참고글
중간관리자의 숙명 https://wish.welfare.seoul.kr/swflmsfront/board/boardr.do?bno=102487
중간관리자의 위치선정 https://wish.welfare.seoul.kr/swflmsfront/board/boardr.do?bno=102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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